[단독] 구현모 결단에 회당 8억2500만원 질러..'우영우' 확보한 사연
주인없는 회사 KT 대표이사가 CJ 처럼 미디어 투자 뒷심
이달 이사회에서 스카이TV, 미디어지니 인수 결정..한 때 시총 10조 돌파
SBS 대신 KT그룹이 국내 방영권 따내다…IP도 보유
2일 업계에 따르면 우영우는 SBS에서 방영될뻔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연출은 유인식 감독(전 SBS PD), 극본은 문지원 작가가 썼는데 유 감독은 SBS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연출한 바 있다. 문지원 작가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소녀(지우)가 등장하는 영화 ‘증인’을 썼다. 업계 전문가는 “유 감독은 명랑한 작품을 잘 만드는 PD이고, 문 작가는 영화 ‘증인’으로 자폐 분야를 이해하는 작가여서 궁합이 좋았다”면서 “그래서 SBS에 먼저 국내 방영권 관련 접촉을 했는데, 회당 8억 원을 불러 비싸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 뛰어든 곳이 KT다. KT는 작년 1월 드라마 제작 중간지주사인 ‘스튜디오지니’를 출범시켰는데 연간 10~20개 대형 시리즈를 제작하겠다고 했지만, 쉽진 않았다. ‘구필수는 없다’ 가 흥행 저조에 시달리면서 압박감도 심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대표에게 우영우 협상의 전권을 줬고, 김 대표는 회당 8억 2,500만 원이라는 고독한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김철연 대표가 소속 PP들과 비용들 분담하는 구조로 만들어 스튜디오지니 자체에 부담을 최소화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내부 반발에도 김 대표가 우영우의 방영권과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구현모 KT 대표가 밀어줬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구 대표는 2021년 초, CJ ENM·네이버 출신인 김 대표를 전격 영입해 KT그룹의 미디어 컨트롤타워(스튜디오지니)를 책임지게 하면서 전권을 맡겼다. 우영우는 KT스튜디오지니와 에이스토리가 공동으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영우의 IP로 창출된 이득은 KT스튜디오지니와 에이스토리가 계약조건에 따라 배분해 가져간다는 의미다. 우영우는 네이버웹툰으로도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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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이사회에서 스카이TV, 미디어지니 인수 결정…한 때 시총 10조 돌파
구 대표의 미디어 산업 육성 의지는 이달 말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 등에서 스카이TV의 미디어지니 인수가 결정되면 기반이 어느정도 갖춰질 전망이다. 미디어 중간지주사 격인 스튜디오지니에서 채널(미디어지니, 구 현대미디어)을 분리시켜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대표이사를 모두 윤용필 대표가 맡고있는 만큼 둘 합병 시 채널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 핵심 관계자는 “ENA 채널을 운영 중인 스카이TV가 미디어지니를 합병하는 모양새로 합병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이달 말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리되면 스카이라이프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의 반발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KT스카이라이프 주주들의 불안감도 사라진다.
한편 KT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3만 8350원으로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3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KT의 주가가 고공행진할 수 있었던 것은 구 대표가 BC카드 중심의 금융, 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 같은 통신 이외 신사업에서도 본원적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같은 신기술 역량을 키워 플랫폼과 기업간(B2B) 산업을 주도한다는 전략도 펴고 있다. 구 대표 취임이후 이뤄진 1조 9,000억원 대의 전략투자도 같은 맥락이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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