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 알카에다 몰락과 함께 떠났다…2대 수장 알자와히리

김예슬 기자 2022. 8. 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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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외과 의사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2대 수장까지.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로, 그와 함께 9·11 테러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만 알자와히리(71)가 숨졌다고 31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알자와히리가 전면에 부각된 건 1998년 빈 라덴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 세력 축출,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인 축출 등 순수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세계 반(反) 유대십자군 이슬람 지하드 전선'을 형성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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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이집트 대통령 암살 사건 배후로 지목…이름 처음 알려
빈 라덴만한 카리스마는 없었지만 전략적 두뇌 뛰어났단 평가
오사마 빈 라덴(왼)과 아이만 알 자와히리(오)와 함께 앉아있다. 2001.11.10.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집트의 외과 의사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2대 수장까지.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로, 그와 함께 9·11 테러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만 알자와히리(71)가 숨졌다고 31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1951년 태어난 알자와히리는 이집트 명문가 출신 자제였다. 아버지는 약학 교수였고, 외할아버지는 카이로의 알 아즈하르 대학교 총장이었다. 알자와히리도 카이로 의과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하며 엘리트의 길을 걷나 싶었지만, 반정부 인사인 삼촌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또 15살이 되던 해에 일찍이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조직인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의 이름이 세계에 처음 알려진 건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으면서다. 알자와히리는 주요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알자와히리는 석방된 후 파키스탄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그는 당시 소련군과 싸우며 부상당한 이슬람 무자헤딘 게릴라군을 치료하는 적신월사와 함께 일했다. 빈 라덴을 알게 된 것도 이때다. 빈 라덴과 같은 카리스마는 없었지만, 유창한 영어실력과 전략에 뛰어난 두뇌로 이슬람 세력의 대변인 격으로 부상했다.

그와 함께 의과대학 생활을 했던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그가 감옥에서 나왔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지명수배 포스터에 등장한 알카에다의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알자와히리가 전면에 부각된 건 1998년 빈 라덴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 세력 축출,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인 축출 등 순수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세계 반(反) 유대십자군 이슬람 지하드 전선'을 형성하면서부터다. 이 과정에서 1200명 이상의 이집트인이 살해됐고, 이집트 대사관 등이 공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98년 자신의 지하드가 알카에다와 합병됐다고 밝혔다. 알카에다에서 그는 빈 라덴의 2인자로 대외 전략 등을 담당했으며, 9·11 테러 구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 이집트 군사법원은 알자와히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이 공개한 ‘10대 지명수배범’에 포함돼 2500만 달러(약 327원)의 현상금이 걸리기도 했다. 27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던 빈 라덴이 사망하기 전까지 두 번째로 많은 현상금이 걸린 지명수배범이었다.

알자와히리는 2011년 미국이 빈 라덴을 사살하자 알카에다 수장을 맡았다. 빈 라덴에 대한 추도사에서 그는 "우리가 현실을 살기 전까지, 그리고 무슬림의 땅을 떠날 때까지 안보를 꿈꾸지 않을 것"이라며 무장 투쟁 및 서방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알자와히리는 빈 라덴처럼 강한 카리스마가 부족한데다 2014년 이슬람 국가(IS)가 등장하며 알카에다는 전과 같은 영향력을 가지진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알자와히리는 종종 중동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나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행동 등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전 세계 무슬림의 결집을 시도하려 했지만, 빈 라덴과 같은 매력은 없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발코니에서 미군이 9·11 테러 주범인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고 밝히면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가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드론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한 공습 당시 알자와히리는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보좌관이 소유한 집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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