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출범' 수순 나섰지만.. "위장사퇴쇼" 반발 격화

서진욱 기자, 김지영 기자 2022. 8. 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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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2022.8.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당내 분란이 격화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비대위원장 인선과 조기 전당대회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 또 다른 내홍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與 최고위, 비대위 출범 위한 '전국위 소집' 의결… 커지는 당내 '반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재적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권성동 직무대행은 전국위원장인 서병수 의원과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전국위 소집을 요청했다. 서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실무적으로 완벽하게 준비해서 빠른 시간 안에 될 수 있도록 얘기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전국위에서 비대위 구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당 지도부에서 정해서 빨리 할 생각"이라며 "전국위 (소집) 3일 전에 공고해야 해서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는 이날 회의에서 비대위 기간이나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7/뉴스1


권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원내지도부는 조속한 비대위 출범을 통해 당의 혼란을 수습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비대위 추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고 7월 29일에 육성으로 말한 분이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 2일에 표결하는군요"라며 "물론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가 나온다.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고 힐난했다.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 의원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미 만신창이가 돼 당을 이끌 동력을 상실한 지도부라면 총사퇴하고 원내대표를 다시 선출해 새 원내대표에게 지도부 구성권을 일임해 (이준석) 당대표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비대위를 꾸리는 것이 법적 분쟁 없는 상식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 자꾸 꼼수로 돌파하려고 하는지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당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를 구성할 수 없고 직무대행을 사퇴하면 원내대표도 사퇴하는 것이 법리상 맞다"며 "이준석 대표의 사법적 절차가 종료되는 시점에 이르면 이 대표 진퇴는 자동적으로 결정 될것으로 그때까지 잠정적으로 원내대표 비상체제로 운영하다가 전당대회 개최여부를 결정하는 게 공당의 바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전환을 반대한 김용태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당 최고위원들의 '위장사퇴' 쇼에 환멸이 느껴진다"며 "당장 원내대표께서는 원내대표직까지 내려놓으시라.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뻔뻔하게 원내대표직은 유지해 지도부의 한자리를 붙잡고 있겠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비판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허은아 의원도 비대위 전환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허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끄럽다. 우리는 옳은 길로 가야 한다"며 "원팀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당도 대통령도 나라도 문제가 될 것이다. 이건 아니지 않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침묵이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을 전체 투표로 결정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권 직무대행이 전날 의원총회을 통해 비대위 전환을 위해 당이 비상상황에 처했다는 판단에 의원들이 동의했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한 반발이다. 의총에서 반대 의사를 밝힌 인사는 김웅 의원이 유일하다.

비대위는 조기 전당대회 수순?… 분란 확대 우려 증폭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8.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을 조기 전당대회를 열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원장에 외부 인사가 아닌 정진석·주호영·조경태·정우택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이 유력하게 꼽히는 이유가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관리를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대표직 복귀는 물론 전당대회 출마 자체가 불가능한 이 대표 입장에선 비대위 전환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 비대위에 찬성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조기 전당대회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비대위의 가장 큰 변수인 이 대표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내년 1월 9일 이 대표가 법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권리를 봉쇄하고 이 대표를 축출하면 이 대표 쪽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원권 6개월 정지 이후 이 대표의 복귀를 차단하는 전당대회를 열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표가 복귀할 수 있다는 권리를 제한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면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전제로 비대위에 찬성했다"며 "정당하게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 대표의 권한을 박탈하면 우리 당 주축을 형성하는 젊은 유권자들과 지지자들, 당원들을 배제하는 것인데 우리 당과 정부의 미래가 없다. 그런 생각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늘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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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jw@mt.co.kr,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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