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의 실현됐다".. 알카에다 수괴 제거 공식 확인
"9·11 희생자 가족에 위안되길"
탈레반 "美 국제법 명백히 위반"
"이제 정의가 실현됐다. 그리고 이 테러리스트 지도자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TV로 방영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2001년 2996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의 주범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 제거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렇게 자평했다.
코로나19 확진 와중에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작전이 9·11 테러 희생자 가족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테러리스트 지도자들을 끝까지 좇겠다는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당신이 어디에 숨어있든, 당신이 우리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면 미국은 당신을 찾아내서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에 해를 끼치려 하는 세계인에게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행동할 것이며, 고국과 전 세계에 있는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알자와히리 제거가 당시 철수 결정이 옳았다는 증거라고 역설했다.
그는 "내가 약 1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군의 임무를 끝내도록 했을 때, 나는 20년간의 전쟁 후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더는 병사 수천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리고 미국인들에게 아프가니스탄과 그 외 지역에서 효과적인 대테러 작전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바로 그 일을 해냈다"고 했다.
또 미국은 다시는 아프가니스탄을 '테러리스트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나의 정부는 알카에다의 위협이 어디서 오든, 방심하지 않고 계속 감시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인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최고사령관으로서 자신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2001년 9·11 테러의 배후로 알려진 알자와히리는 빈 라덴 사후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에 알카에다 지도부를 재건하고 조직을 이끌었다.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주도로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드론 공습으로 그를 제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정부의 대테러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번 알자와히리 제거 작전에서 '닌자 미사일' 혹은 '날아다니는 칼날'로 불리는 초정밀 유도 미사일을 사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당시 알자와히리는 카불에 있는 탈레반 고위층 소유 집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미 정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해당 건물에 두 발의 미사일이 명중했는데도 폭발의 흔적이 없고, 알자와히리 외에 다른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모습은 폭약이 든 탄두 대신 표적에 명중하기 직전에 6개의 칼날이 주변으로 펼쳐지도록 한 '헬파이어 미사일'의 파생형 'AGM-114R9X'(이하 R9X)이 사용됐을 때 볼 수 있는 특징들이라고 이 매체는 강조했다. R9X는 2017년 비밀리에 배치돼 당시 알카에다의 2인자였던 아부 알카이르 알마스리를 제거하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알마스리가 타고 있던 차량은 천장에 큰 구멍이 뚫렸고 탑승자를 비롯한 차량 내부가 물리적으로 갈기갈기 찢겼지만, 차체 전면부와 후부는 전혀 부서진 데가 없어 눈길을 끌었다. 이전까지 미군의 미사일 공습은 강한 폭발 때문에 주변의 민간인에게까지 피해를 유발했는데, 이 작전에선 그런 문제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잇따른 미군의 테러조직 요인 제거 작전 현장에서도 비슷한 흔적이 남았고, 결국 R9X의 존재와 특징이 공개되면서 이 미사일은 '날아다니는 식칼' 등의 별명을 얻었다. AFP는 R9X이 "극단주의 세력 지도자를 민간인 피해 없이 제거할 때 미국이 쓰는 무기"라면서 정황상 알자와히리도 R9X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은 자국 내에서 진행된 미국의 알카에다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 제거 공습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통해 최근 카불에서 발생한 미군 공습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는 국제 규범과 도하 협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주택가에서 공습이 이뤄졌다"며 치안·정보 당국의 예비 조사 결과 미국 드론에 의한 공격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행동은 지난 20년간 (미국이) 실패한 경험을 반복한 것"이라며 "미국, 아프간, 지역 사회의 이익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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