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저임금 3.3% 인상..다른 선진국과 여전히 격차
지역별로 차등 적용
일본의 최저임금이 3.3% 오른 시간당 961엔(약 9589원)으로 결정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역대 최대폭으로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중앙심의회)가 전날 시간당 930엔인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961엔으로 3.3%(31엔)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1%(28엔)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 인상이다.
올해의 급격한 물가 상승은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유가를 비롯한 수입 물가가 크게 올라 실질 임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이 물가 상승이 없다시피 했던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대를 기록했다. 중앙심의회는 당초 지난달 25일 최저임금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사용자와 노동자 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례적으로 연장을 거듭했다.
기대만큼 상승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해 7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로운 자본주의’를 내걸고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재계에서 비용 증가로 힘들다는 아우성이 나오자 기시다 총리의 임금 인상을 주문하는 메시지는 “한층 부드러워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10년째 계약직으로만 일하며 최저임금만을 받고 있다는 스즈키 마키(49)는 “올릴 거면 매달 손에 20만엔은 쥘 수 있게 대폭 올렸으면 좋겠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낮다. 독일의 최저임금을 지난달 10.45유로로 기존보다 6.4% 올랐고, 오는 10월에는 여기에서 14.8% 더 올려 12유로가 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도 2022년 5월부터 10.85유로로 직전의 10.57유로에서 2.6% 인상됐다. 한국의 내년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일본과 엇비슷하다. 엔저 흐름이 지속되면서 일본과 선진국 간 임금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3.3% 인상은 노동자 수를 감안해 가중평균 낸 것으로 실제 임금은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게 적용된다. 중앙심의회의 기준대로라면 바뀐 최저임금은 도쿄도는 1072엔, 고치현과 오키나와현은 850엔이다. 최고 지역과 최저 지역 간에 222엔 차이가 난다. 지역별 임금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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