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6.3% 상승, 외환위기 이후 최고.. 두달 연속 6%대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상승 주도.. 생활물가지수 7.9% 상승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기름값 오름세와 석유류 등의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외식비, 농·축·수산물, 공공요금이 상승폭을 키우면서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하고 전월의 6.0%마저 넘어섰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급등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으로 6%를 넘어선 것도 1998년 10월(7.2%)과 11월(6.8%)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했고, 올해 3월(4.1%)과 4월(4.8%) 4%대를 기록한 후 지난 5월 5.4%, 6월 6.0% 순으로 지속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11%포인트(p), 1.85%포인트다. 7월 물가 상승률 6.3% 중 4.96%포인트를 두 품목이 차지한 것이다.

공업제품은 석유류가 35.1%, 가공식품이 8.2% 각각 오르면서 8.9% 상승했다.

석유류의 상승률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월(39.6%)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고, 가공식품 중에서는 빵(12.6%)이 큰 폭으로 올랐다.

석유류 중에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가 일제히 올랐고 가공식품 중에는 빵(12.6%)의 상승 폭이 컸다.

농축수산물은 7.1% 상승했다. 배추 72.7%, 오이 73.0%, 상추 63.1%, 파 48.5% 등 순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9.9%), 수입 쇠고기(24.7%) 등이 올라 축산물은 6.5% 상승했다. 수산물은 3.5%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도 15.7% 상승하며 전월(9.6%)보다 크게 올랐다. 지난 2010년 1월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개인서비스는 지난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외식이 8.4%,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3% 오르며 지난달 상승률은 6.0%로 집계됐다.

체감물가를 의미하는 생활물가지수는 7.9% 상승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4.5%를 기록했다.

생선회(10.7%), 치킨(11.4%) 등 외식이 8.4% 올랐고 보험서비스료(14.8%)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3%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상승률은 0.8%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며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오름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많지만, 최근 들어 이런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조금 완화하는 조짐을 보인다"며 올해 연간 물가에 대해 "5%는 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