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존재감 부각하고 싶었던 듯..아이들 교육·성장 전혀 몰라"
(시사저널=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한국나이 7세)로 조정하는 방안을 꺼내들면서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야당은 윤석열 정부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아이들과 교육 현장을 전혀 모르는 발상"이라고 맹폭했다.
교사 출신인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을 골자로 한 학제 개편 방안에 "(박순애 장관 스스로) 존재감을 부각시켜 보고 싶었나. 자기가 뭐가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번 사안이 기습 발표된 데 대해 "너무 뜬금포다. 목적이 뭘까"라며 박 장관이 음주운전이나 논문 표절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점에 비춰 취임 후 대형 이슈로 국면을 전환하고 존재감을 띄우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나 대선 공약에 포함되지 않은 입학 연령 조정안이 박 장관 취임과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점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강 의원은 "학제를 바꾼다는 건 교육 내용, 교육 과정 전체를 다 바꾸는 거고 교육 환경도 다 바꿔야 하는 종합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노동시장과 고용 문제 같은 사회 전반적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야 될 신중한 문제인데 이걸 그냥 질러버렸다"고 개탄했다.
박 장관이 조기 입학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 대책으로 '오후 8시 돌봄' 등을 꺼내든 것에 대해서도 '경악스럽다'고 응수했다.
강 의원은 "어린이집, 유치원은 선택적이지만 종일 돌봄을 하지만 초등학교로 진학하면 하교 시간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돌봄 문제 해결이 심각한 부담이 되고 부모님들이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지금 있는 학생들도 '온종일 돌봄'(제도가) 있는데 경쟁률이 세서 어쩔 수 없이 7~8살 아이들을 학원 뺑뺑이를 돌리고 있는 현실"이라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오후) 8시까지 1~2학년 전체를 돌보겠다고 장담하나"고 직격했다. 교육 현장은 장시간 돌봄 인력이나 공간 등 제반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인데 박 장관이 무턱대고 돌봄 연장을 공언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이같은 발상이 아이들 성장과 교육 측면에서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중요한 문제는 과연 7-8살 아이들을 아침부터 저녁 8시까지 학교에 두는 게 맞느냐,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것이냐. 저는 어제 이런 부분을 듣고 경악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박 장관)이 정말 아이들과 교육, 성장에 대해 1도 모르는구나.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이라는 게 이번 정책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일갈했다.
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교육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는 경쟁자로 생각해라', '반도체 인력을 교육을 통해 만들어내지 못하면 교육부 없어져도 좋다'는 극단적인 이야기를 했잖나. 교육을 교육으로 안 보고 경제의 종속 변수로, 수단으로 보는 게 굉장히 잘 드러났다"며 "연장선상에서 박순애 장관이 발표한 5세 조기입학도 같이 서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장관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강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낯빛 하나 안 바뀌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는 다른 사람의 논문·신문·돈 주고 구매한 논문을 짜깁기해서 붙이는 식으로 표절했다면 박 장관은 자기가 썼던 논문을 통으로 재활용하는 전형적인 논문 표절 형태를 전문으로 하셨던 분"이라고 직격했다.
한편, 강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논문에 대해 '표절이 아니다'고 결론 낸 국민대를 향해 "2022년 8월1일은 국민대가 죽은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육연구기관으로써 대학의 기본 중의 기본을 스스로 포기 선언했다고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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