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하청줬으니 장려금 내놔"..GS리테일에 과징금 244억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서울 강남구 GS25 강남프리미엄점을 찾은 고객이 삼각김밥 및 햄버거 등을 고르고 있다. 2020.11.19/뉴스1

GS리테일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신선식품 제조를 맡기면서 위탁업체들로부터 222억원에 달하는 성과장려금·판촉비 등을 부당하게 받아냈다는 혐의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등 제재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2일 GS리테일이 이처럼 수급사업자들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조치하고, 과징금 243억6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자사 편의점 GS25에서 판매되는 김밥·주먹밥·도시락 등 신선식품 제조를 수급사업자들에 위탁해왔다. 문제는 GS리테일이 수급사업자들로부터 △성과장려금 △판촉비 △정보제공료 등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에 위반된다고 봤다. 관련 법상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로부터 정당한 이유없이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행위는 금지된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GS리테일은 김밥 등 신선식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2016년 1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8개 수급사업자들로부터 성과장려금 명목으로 매달 관련 매입액의 0.5% 또는 1%를 받았다. 이렇게 받아낸 금액만 총 68억78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성과장려금은 납품업자가 자사 제품 매입을 장려하기 위해 대규모 유통업자에게 주는 금전"이라며 "GS리테일이 제품 제조만 하고 있는 수급사업자로부터 성과장려금을 수취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또 GS리테일은 신선식품을 판매하면서 음료수 증정 등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전체 판촉비용 중 총 126억1200만원을 수급사업자들로부터 받았다. 이와 관련해서도 공정위는 "GS리테일이 수급사업자들로부터 받는 판촉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수익을 높이려고 했다"며 "또 (자사의) 목표보다 판촉비를 낮게 낸 수급사업자들에 대해선 거래관계까지 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GS리테일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9개 수급사업자들로부터 정보제공료 명목으로 총 27억3800만원을 받았다. 사실상 수급사업자들은 GS리테일의 발주서에 따라 신선식품을 생산·납품하므로 제공받은 정보를 활용할 여지가 없음에도 매월 최대 4800만원의 정보제공료를 낸 셈이다.

이날 송상민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PB상품 분야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성과장려금 등을 부당하게 수취해 온 거래관행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GS리테일은 "협력사와 협력사 경영주를 위한 GS리테일의 상생 노력은 (공정위 제재)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점과 유통·가맹사업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항소 여부는 의결서 수취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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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