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낸드 장비 중국 수출 제한 검토"..삼성·SK에 불똥 튀나
미국이 중국 YMTC를 포함해 중국에서 낸드 플래시를 제조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미국산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현지에서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체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자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보호 등의 명목으로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로이터에 실제로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이 제한되면 한국 업체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 공장이 있고, SK하이닉스도 미국 인텔에서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의 이같은 조처는 전 세계 낸드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등 자국의 유이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6월 보고서를 통해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이 중국 YMTC의 저가공세로 인해 낸드 시장에서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 시장에서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각각 12.5%, 10.9%였다. 삼성전자(35.3%), 일본 키옥시아(18.9%), SK하이닉스(18.0%)가 1~3위에 올랐고, YMTC의 점유율은 5% 수준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미 정부가 128단 이상의 낸드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중국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이 장비의 주된 공급자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이나 PC는 물론 데이터센터의 저장 장치로 두루 활용되고 있다. 낸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이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된다.
낸드 '적층' 경쟁은 최근 마이크론의 232단 양산까지 이어졌고, 시장에서는 주로 128단과 176단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현재 128단의 수율(불량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도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진 YMTC는 최근 176단을 건너뛰고 232단 양산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소식통은 미 정부의 수출 제한 검토가 초기 단계이며 아직 규제에 관한 초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로이터의 확인 요청에 "잠재적인 제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에 대한 중대한 국가안보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노력을 손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실제로 규제에 나설 경우 가능한 방안은 크게 2가지다. 우선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나 중국 내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에 대한 제재처럼 중국의 특정 기업을 콕 집어 수출 통제에 나설 수 있다.
미 국방부가 반도체 완제품의 최종 사용자가 중국군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제조한 기업을 리스트에 올리면 상무부가 검토 과정을 거쳐 해당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가는 식이다. YMTC는 이미 이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다른 하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상무부 주도로 반도체 제조 장비의 일반적 수출을 통제해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자체를 방해하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우리 반도체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로이터는 이날 보도에서 YMTC를 겨냥할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가 어떤 방안으로 결정될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전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 최근 들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방해하기 위해 잇따라 관련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반도체 업계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가 최근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의 중국 수출 제한 기준을 기존 10나노미터(㎚·10억분의 1m)에서 14나노로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가 확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14나노 공정보다 미세한 제조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장비는 중국에 수출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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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pani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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