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제안 첫 이벤트부터 우왕좌왕..이게 대통령실 수준

기자 2022. 8. 2. 11: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도입한 '국민제안' 제도가 시작부터 우왕좌왕한다.

국정 본질과는 무관한 기술적 문제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전말을 보면 현 대통령실의 수준과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치적 악용 등의 문제점을 들어 문재인 청와대의 '국민청원'을 폐지하고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반영한 창구"라며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국민제안 창구를 만들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도입한 ‘국민제안’ 제도가 시작부터 우왕좌왕한다. 국정 본질과는 무관한 기술적 문제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전말을 보면 현 대통령실의 수준과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치적 악용 등의 문제점을 들어 문재인 청와대의 ‘국민청원’을 폐지하고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반영한 창구”라며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국민제안 창구를 만들었다. 윤석‘열(10)’과 잘 듣겠다는 ‘귀(耳)’를 합친 102 안내전화도 개통했다고 자랑했다.

대통령실은 1일 국민제안 톱10 정책투표에 대해 ‘어뷰징(중복·편법 전송)’우려에 따라 무효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우수 제안 3건을 실제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국민제안 제도 자체부터 졸속 기미가 있었고, 이번 소동도 웬만한 식견만 있으면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난달 18일 1만3000여 건에 이르는 국민제안이 쏟아졌고, 이 중 ‘대형 마트 의무 휴업 폐지’ 등 10건이 선정됐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서 비실명제로 진행되다 보니 중복 투표 등을 막지 못했고, 10개 모든 안건이 56만∼57만 표를 얻는 일도 벌어졌다. 한 사람이 모든 안건에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보이는데, 애초부터 변별력을 갖기 어려운 디자인이었다. 특정 이해 집단이 참여해 몰표를 줄 경우 이를 막을 방법도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뒤늦게 “우회적으로 들어오는 부분이 그렇게 극렬할지 몰랐다”고 했지만, 면피성 변명일 뿐이다.

문재인 청와대 ‘국민청원’은 선동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의 문제점은 있었지만, 대체로 관심을 끌었다. 그렇다면 더 나은 시스템을 내놨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 문제 역시 대통령실 참모와 직원의 자질 문제로 귀결된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