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폰 깨졌어"..사칭 문자로 44억 챙긴 전자금융사기 일당 검거
자녀를 사칭하는 문자를 보내는 수법으로 피해자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한 전자금융사기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체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피해자 538명으로부터 44억5000만원을 갈취하거나 편취한 3개 범죄조직 조직원 129명을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컴퓨터 등 이용사기, 공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 총책 A씨(30대)를 포함한 35명을 구속하고 중국 총책 B씨(50대)를 인터폴 적색수배하는 등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또 범행에 사용한 현금카드 238매, 휴대폰과 유심칩 76개, 현금 1억9000만원을 압수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엄마, 나 폰 깨져서 컴퓨터로 보내는 거야. 급하게 문화상품권을 사야 하는데 엄마 폰을 사용할 수 있게 보내주는 링크 깔고 신분증 사진 보내줘, 엄마” 등의 문자를 보내며 접근했다.
피해자가 휴대전화에 링크를 통해 프로그램을 깔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실행하여 대출금 및 예금 잔액 등을 대포 계좌로 이체해 피해금을 탈취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또 피해자에게 사회관계서비스(SNS) 등을 통해 접근해 친분을 형성한 뒤 피해자와 음란한 영상채팅을 하면서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소리가 들릴 수 있게 보내주는 파일을 핸드폰에 설치해달라”라고 속였다.
피해자가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몰래 녹화한 영상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며 협박해 금전을 갈취하는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상대방이 아무리 긴급하다고 하더라도 본인인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분증 및 금융정보를 제공한다거나 알 수 없는 파일 설치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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