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법률자문 "현실과 허구 경계는..우리 인식"[단독 인터뷰]
"소통은 변호사 능력이지만, 장애없다고 소통 잘하진 않아"
"법조인 양성 과정 장애인 안보여..과정에 대한 고민 필요"
"법조계, '우영우 동료' 맞을 계기되길..변호사는 실력승부"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드라마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변호사를 보는 시각에는 `희망`과 `허구`가 교차한다. 자폐 스펙트럼 증상을 앓는 이도 전문직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과 이게 드라마라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애인은 소통 어렵다는 편견”
자문은 첫 화부터 어렵게 시작한다. 우영우 변호사가 법무법인 한바다에 출근한 첫날, 동료 정명석(강기영) 변호사가 함께 일하기를 거부했다. “자기소개 하나 못하는 사람(우영우 변호사)을 어떻게 가르치느냐”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변호사는 `의뢰인 만나고 재판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소통 능력이 필요한데, 우 변호사는 장애인이라 어렵다는 것이다. 현실은 누구 편일까.
드라마가 공간 배경을 대형 로펌으로 둔 것도 이런 효과를 기대한 듯하다. 주인공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극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협업`은 징검다리로 등장한다. 그러려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는 조직에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게 자연스럽다. 윤 변호사가 로펌에서 주력하는 증권·금융·회계 등 분야의 송사와 자문도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다.
그는 “드라마도 그렇고 현실도 그렇고, 어떤 로펌에서는 못하는 사건을 다른 로펌에서 하는 이유는 구성원 간에 상호작용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조인 양성 과정에 장애인 보이지 않아”
극을 더 거슬러가, 우영우 변호사가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하는 설정은 어떠한가. 윤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오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수료 후에, 손가락 안에 드는 로펌에서 근무하는 `엘리트 법조인`이다. 이 과정을 밟아오기까지 주변에 장애를 가진 동료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돌아온 윤 변호사의 대답은 “법조인 양성 과정에서 장애인은 비가시화(보이지 않는)돼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는 것이었다.
윤 변호사는 “지금은 법조인이 되려면 학업과 시험뿐 아니라 사회 활동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자기소개서도 잘 준비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장애인이 밟기에 쉬운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법조인 양성 과정에서 놓치는 게 있는지 돌아볼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변호사 평가는 실력으로…장애는 논외”
장애인 변호사가 로펌과 법률 시장에서 선택받는 것은 실제로 가능할까. “충분하다”는 게 윤 변호사 의견이다. 드라마 우영우는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를 그리지, 천재 변호사의 `장애`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더 나아가서 보면 우영우 변호사는 `장애인 가운데 잘한 덕`이 아니라 `잘한 덕`에 로펌에서 살아남고 법정을 누빈다.
윤 변호사는 “법률 소비자는 좋은 답변을 빠르게 내놓는 변호사를 원하고, 로펌은 실력을 갖추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변호사를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장애가 없는 변호사라도 고객과 로펌에서 선택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이런 능력을 갖췄다면 장애를 가지더라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그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사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법조계 종사자도 많이 시청하는 걸로 안다”며 “법조계도 `우영우 변호사를 동료로 맞을 준비가 돼 있는지`를 자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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