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 에너지 클라우드
2021년 4월 20일, 애플이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한 이래, '애플 에너지(Apple Energy)'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제품개발 과정뿐만 아니라 모든 공급망에서 100% 탄소 중립을 이룰 것을 선언한 바 있다. 구글도 이미 '구글 에너지(Google Energy)'를 설립해 협력업체들과 함께 재생에너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전기자동차, 태양광, ESS를 융합한 V2G(Vehicle to Grid)를 구축하면서 에너지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에너지기업들의 경우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로의 전환을 통해 축적된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구독서비스나 패키지 임대 등을 비즈니스 모델로 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외 신생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솔루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기업들이 가진 규모와 자본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와 규모의 기업들이 협력업체들과 함께 에너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분야의 신산업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에너지 클라우드란 기존의 전력체계와 재생에너지 및 분산에너지원이 연결된 에너지망으로 이를 통해 에너지를 저장·전송하는 것은 물론 전력수요 예측에 기반한 유연한 전력공급 및 절감이 가능하다. 대규모 플랜트 방식과는 달리 다양한 곳에서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고 자유로운 전송을 통해 생산과 소비의 미스매치 해결도 가능하다. 'GLOBE NEWSWIRE'는 2021년 약 138억 달러 규모였던 에너지 클라우드 시장이 2027년까지 19.8%의 성장률을 보이며 408억 달러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증가와 에너지 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이 존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 재생에너지의 에너지 발전 비율이 2030년까지 23%에서 60%로 증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특히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의 추가발전용량은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미래기술 위크시그널(KISTI, 2022)은 미래를 바꿀 중요한 신호로 에너지 클라우드를 꼽으면서 재생에너지의 활용과 관련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이슈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가격적인 측면의 이슈다. 가격적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는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여전히 비싼 에너지원이다. 최근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Ei)'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대된 반면, 가격으로 인한 소비자 수용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에너지 클라우드를 통해 생산과 소비 불균형이 해소된다면 가격 문제는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기술적 측면의 이슈다. 현재 마이크로그리드와 스마트그리드 관련 연구는 대부분 단일 마이크로그리드에 국한되어 있는 상황이나, 향후 다수 마이크로그리드 간의 협조·제어와 관련한 기술 및 에너지 클라우드 운영에 필요한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불균일하게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특성상 잉여전력을 저장하는 기술, 즉 기존의 에너지저장장치 외에도 액체나 기체 등의 형태로 잉여전력을 저장하는 Power-to-X 기술확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IT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고, 에너지, 철강, IT 등 타 업종의 사업참여가 가속화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산업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만큼 패러다임의 전환과 맞물려 기술적 타당성과 사업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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