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할머니들 '배움의 열정'
[앵커]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도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는 곳들이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과정을 배우는 성인 문해교육 학교들도 그런 곳인데요.
고양시의 한 현장에 김건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칠순의 할머니들이 초등 과정 국어책을 펴 들었습니다.
오늘 배우는 내용은 도서관 이용법, 선생님 말씀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여념이 없습니다.
이어지는 과학 수업에서는 고체와 액체, 기체에 대해 배웁니다.
["물질의 세 가지 상태. (물질의 세 가지 상태.)"]
이렇게 1년에 240시간씩 3년을 이수하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순자/고양시 높빛희망학교 학생 : "모르던 걸 하나하나 배우니까 너무 즐거워요. 내 생활이 바뀌어졌다니까요."]
고양시에서는 모두 8곳에서 초등과 중등 과정의 성인 문해교육이 이뤄지는데 현재 참가자는 3백여 명, 거의가 여성입니다.
[신태미/고양시 높빛희망학교 교사 : "글을 몰라서 (자식들을) 잘 가르치지 못했다는 그런 자책감이 굉장히 심하세요. 그래서 그 미안했던 마음을 꼭 편지로 쓰고 싶다는 학습자들이 굉장히 많으시죠."]
사연들은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한평생 자신을 위해서는 온전히 시간을 쓸 수 없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정순/고양시 높빛희망학교 학생 : "남들이 들으면 우습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는 부끄러움이 없어진 것 같아요. 내 인생은 지금서부터예요. 공부하는 시간은. 지금서부터 해 볼 겁니다."]
뒤늦게 맛보는 배움의 희열을 짧은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도 가져 봅니다.
가슴 속의 응어리가 봄날의 눈처럼 녹아내리는 심정이 소박한 글귀 속에 담겼습니다.
황혼에 찾아온 학습의 기쁨, 흰 종이 위에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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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kun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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