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쉬어가는 풍경] 먹·한지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퇴계가 사랑한 풍경

한국화가 박진순 2022. 8. 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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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예로부터 산세가 빼어난 선비의 고장으로 수많은 훌륭한 인재와 유학자를 배출한 역사 깊은 고장이다.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안동의 가송리마을에서 잠시 세상일을 잊어도 좋겠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을 간직한 가송리마을, 그림을 그리는 나는 이곳 풍경에 반해서 여러 번 화폭에 담았다.

나는 이곳 안동 가송리에 20여 년 전 처음 그림을 그리러 왔다가 신선들이 살 것만 같은 풍경에 압도돼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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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청량산 가송리 협곡
낙동강 천삼백리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협곡으로 퇴계 이황 선생도 감탄한 가송리(가송협) 풍경. 청량산과 낙동강이 만들어낸 협곡으로 왼쪽 바위는 학소대로 예전에는 오학서식지였다. 학소대 옆에는 바위에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고산정(퇴계 선생의 제자인 금난수 선생의 정자)이 있다. 2019년 74x49cm 한지에 수묵담채.

안동은 예로부터 산세가 빼어난 선비의 고장으로 수많은 훌륭한 인재와 유학자를 배출한 역사 깊은 고장이다.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안동의 가송리마을에서 잠시 세상일을 잊어도 좋겠다.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는 청량산 축융봉의 서편 자락이 낙동강과 만나 휘돌아 가면서 만들어낸 빼어난 풍광의 협곡 속에 자리하고 있다. 깎아 세운 듯 웅장하고 수려한 바위 절벽들이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가송협(고산협)과 고산정이 있는 마을이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을 간직한 가송리마을, 그림을 그리는 나는 이곳 풍경에 반해서 여러 번 화폭에 담았다. 우리의 전통 먹과 한지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청량산 자락의 높고 깊은 물길이 바위벽을 휘돌아가며 빚어낸 바위조각 작품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웅장하고 수려한 협곡 앞에 서면 마치 신선이 사는 곳에 와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황홀하다. 오른쪽에 크고 웅장한 바위는 학소대란 이름이 있는데 예전에는 천연기념물200호인 오학(먹황새)이 서식했던 곳으로 지금은 볼 수 없고 '오학번식지비'만이 남아 있다.

학소대 옆에는 작은 정자가 있는데 고산정이다. 퇴계 이황 선생의 제자로 시와 글씨에 뛰어났던 금난수(1530~1599) 선생이 지은 정자다. 퇴계 선생은 금난수 선생을 아껴 자주 고산정에 와서 경치를 즐기며 '유고산', '고산견금문원' 등 여러 편의 시를 남기고 시문을 새겨 누각에 걸기도 했다. 퇴계 선생도 이곳 경치를 매우 사랑하고 정취를 즐기셨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이 절경을 보면 누구든 반하지 않을 이가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많다 하여 가송佳松. 퇴계 선생이 마을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나는 이곳 안동 가송리에 20여 년 전 처음 그림을 그리러 왔다가 신선들이 살 것만 같은 풍경에 압도돼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었던 기억이 난다. 병풍처럼 펼쳐진 웅장한 바위암벽과 협곡 사이를 비단처럼 흐르는 맑은 물, 건너편에 포근하게 펼쳐진 모래벌 옆으로 농부의 손길이 깃든 밭이 평화로움을 더해 한동안 감동의 여운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가송리 가송협(고산협) 풍경에 매료돼 서울 인사동 공평아트센터에서 연 첫 번째 개인전(2002)에 가송협 계곡을 그려서 가로 세로(520×210cm)의 대작을 전시했고, 2006년에는 겸재진경 공모전에 이곳을 그린 작품을 출품해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다시 이곳을 그려서 2019년 국회초대전에서 전시를 했을 만큼 가송리마을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수려한 한국적인 풍경을 부디 훼손되지 않도록 잘 보호하고 사랑하다가 우리 후손들에게 고이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는 생각을 늘 해왔지만 이 글을 쓰며 다시 한 번 수려한 이곳 풍경의 소중함을 새삼 생각해 본다.

한국화가 박진순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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