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만 5세가 교실에? 이건 인권침해"
인수위 당시 어떤 단체와도 논의 없었어
만 5세 유아교육, 100년 넘는 전문성 갖춰
유아-학교 교육 큰 차이..인권침해 얘기도
머리만 크게 할 것 아니라 인성 발달도 중요
이미 정착된 전일제 돌봄..학교 돌봄은 막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광일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 대담 :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입학 연령 하향 논의와 관련해 어제 43개 학부모 단체, 교육 단체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반대시위를 했습니다. 정책 당장 철회하라. 이런 주장들이 나왔었는데요. 여기에 참여했던 곳입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이경미 회장 연결해서 얘기 이어가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이경미> 네, 안녕하십니까?
◇ 김광일> 안녕하세요.
◆ 이경미> 반갑습니다.
◇ 김광일> 어제 반대 시위에 처음에 예상했던 시민단체보다 훨씬 더 많은 수가 참여를 했었군요.
◆ 이경미> 네, 지금 현재 58개 단체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 김광일> 어제는 43개까지 보도를 봤는데 58개로 늘어났어요?
◆ 이경미> 네, 그렇습니다.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 김광일> 어제가 700명 정도가 참여를 했다라고 보도가 됐고.
◆ 이경미> 그것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경찰 분들이 오셔서 질서나 이런 걸 많이 봐주셨잖아요. 담당하신 분 말씀으로는 1000명 이상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김광일> 1000명 이상. 그리고 반대 서명에도 지금 15만 명이 참여한 것까지 제가 봤는데 더 늘어났나요?
◆ 이경미> 네, 16만이 넘었고요. 지금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 김광일> 그게 지금 이 정책에 대한 반발이 조금 더 커지고 있다라고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싶은데.
◆ 이경미> 그렇죠.
◇ 김광일> 구체적인 쟁점들을 하나씩 짚어보기 전에 어제 기자회견에서 직접 앞에 나가셔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라고까지 말씀을 하셨어요. 정부가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소통이 좀 충분치 않았다 이런 지적을 하시는 거죠?
◆ 이경미> 그렇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은 아무런 예고 없이 내려치는 번개죠. 국민 모두가 아시는 바와 같이 대통령 공약과 인수위에서 조기 입학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습니다.
◇ 김광일> 맞습니다.
◆ 이경미> 따라서 지난 7월 29일 박순애 장관님의 업무보고 결과에 대한 그 언론보도로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유치원과 초등교육계까지도 그야말로 충격이었다는 말밖에 표현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 김광일> 제가 기억하기로도 대선 공약이라거나 인수위에서 국정과제로 이 얘기가 나온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 교육부 차원에서 따로 관계기관에 의견수렴을 했다거나 그런 과정들은 없었을까요?
◆ 이경미> 전혀 없었습니다.
◇ 김광일> 전혀 없었어요.
◆ 이경미> 아무도 누구에게도 없었습니다.
◇ 김광일> 그러니까 지금 58개 단체에서 같이 회의를 하실 텐데 다른 단체에서도 어떤 협의나 이런 과정은 없었다라고 하고 계신 거군요.
◆ 이경미> 네, 그렇습니다.
◇ 김광일> 쟁점으로 하나씩 넘어가 볼게요. 만 5세, 그러니까 7살이 학교에 가는 게 적합하냐 이런 질문들이 제일 처음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 연령의 어린이들은 지금은 유치원에서 주로 가고 있잖아요.
◆ 이경미> 네.
◇ 김광일> 현장에서 보시기에 이 연령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는 게 적합하냐라고 봤을 때 어떠신 것 같습니까?
◆ 이경미> 적합하지 않죠. 초등학교의 학습 중심 교육과 유아교육과의 놀이 중심 교육은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님께서도 초등학교와 유치원이라는 놀이중심 교육기관을 한번 상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교실의 공간 구조, 교실 안에 있는 학습매체, 또 교사와 학생들의 상호작용하는 교수법, 이런 것들이 만 5세 이하의 학습방식에 대한 전문성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이루어온 것이에요. 그런데 만 5세 조기입학이 유아의 발달에 맞지 않는 인권침해라는 정도까지 이야기 되는 것은 학부모님들의 우려처럼 교육과정뿐 아니라 차이성과 생활지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 김광일> 100년 넘는 역사라고 말씀을 주셨는데 어제 저희가 박순애 장관 인터뷰할 때 그런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과거에 비해서 아이들의 성장이나 발달, 지식 습득하는 정도가 지금은 더 빨라졌다, 그러니 이게 이제 더 낮추는 게 가능하지 않겠냐라는 얘기를 하시던데.
◆ 이경미> 빨라진 걸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일반화되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기에 현재 조기입학이 열려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입학 신청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유아 정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지식은 속도의 문제라기보다 알고 이해하는 지식이 생활과 일상의 삶에서 얼마나 적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만 커지게 하는 것이 아닌 저하된 자조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 친구나 주변 사람들과 사회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기술이나 인성 발달에 관련된 내용들은 유아기에 아주 매우 중요한 교육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 김광일> 어제 그런 대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안에 유치부 과정을 두는 방안, 이런 것까지 고려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아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만 보면 이걸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 이경미> 글쎄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초등학교 안에 유치원 과정을 둔다는 거잖아요. 그거는 맞지 않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이미 유치원이 공교육화 들어와 있거든요. 그래서 아이들 발달에 맞는 교육과정을 지금 저희가 누리과정이라고 진행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대대로 하고 유초 연계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더 심도 있게 가는 게 맞지 이거를 별도로 아이 발달을 초동적으로 지금 현재 우리 교육과정이 초등학교랑 유치원이랑 많이 상이한 점이 많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한다는 것은 아이들 교육 과정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일> 그러니까 발달 단계에 맞춰서 교육한다고 봤을 때는 그것에 맞춰 준비가 되어 있는 유치원 교사들이 그거를 담당하는 게 맞지 초등학교 교사들이 거기에 투입되게 되면 전문성에 맞지 않다라는 말씀이신 거군요.
◆ 이경미> 네, 그렇죠
◇ 김광일> 또 하나의 문제. 앞에 우리 학부모 인터뷰에서도 얘기가 나왔습니다마는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어요. 그러니까 유아 교육에서는 어떤 전일제 교육들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박순애 장관 같은 경우 초등학교에서도 1,2학년은 저녁 8시까지도 돌봄 정책을 시행할 거다. 그래서 유치원을 보내는 것보다 이게 더 돌봄에 있어서 안정적일 거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 이경미> 유아교육 기관의 전일제 돌봄은 이제 정착되었어요. 돌봄이 확대되더라도 시스템을 조금 정비해 가면 좀 더 수용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반해 초등학교의 돌봄은 지자체와 협력, 돌봄 인력의 확충, 돌봄 공간 확대 등 많은 준비와 재원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광일> 그런 것들을, 재원들을 예산이나 인력을 투입해서 해결을 한다고 하면요?
◆ 이경미> 초등학교에요?
◇ 김광일> 네.
◆ 이경미> 그런데 그런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좀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고 아이들의 발달에 맞는 그런 부분들이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아이들이 오래 있으니까 거기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준다 이것은 조금 막연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광일> 그런 차원의 고민들을 지금 교육부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천천히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든지. 그동안에는 우리가 매년 3개월씩 늘려서 4년 동안 이렇게 늘려가는 방식들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먼저 소개가 됐다가 어제 인터뷰에서 박순애 장관 같은 경우 한 달씩 늘려서 이걸 12년에 걸쳐서 시행하는 방안까지도 같이 시나리오를 짜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런 어떤 단계적인 접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이경미> 그거는 굉장히 좀 위험한 발상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관님께서 너무 쉽게 조정하고 쉽게 말씀하시니 참 당혹스럽습니다. 교육정책에 좀 더 깊이 생각해 주시기 바라고 쉽게 조정하고 쉽게 말씀하시니 만 5세, 말씀하신 조기입학 학제 편재안도 좀 쉽게 즉각 철회해 주시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 김광일> 알겠습니다. 이런 점들이 앞으로 소통이 계속 이루어져야겠죠.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경미> 네, 감사합니다.
◇ 김광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이경미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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