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이 될 8월[박일한의 주토피아]

2022. 8. 2. 09: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동산시장에서 8월은 가을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기다.

임대차2법을 시행한지 2년이 지난 8월부터 갱신 계약 건이 하나둘 시장에 나와 새로 전세 계약을 맺는다.

이미 시작된 월세 상승세가 계속 가팔라진다면, 임대시장은 요동칠 수 있다.

만약 공급대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매매시장엔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을 성수기 움직임 시작하는 8월
임대차2법 시행2년..전·월세 불안 본격화
'주택공급 로드맵' 발표..시장 반응 촉각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부동산시장에서 8월은 가을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기다. 휴가철이어서 움직임이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가을 이사철에 대비해 집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면서 호가가 움직인다. 그래서 8월부터는 집값도 조금씩 들썩인다.

KB국민은행이 1986년부터 2021년까지 36년 간 조사한 서울 월간 아파트값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8월 매매값 변동률은 평균 0.83%로 2월(1.01%)과 9월(0.85%)을 제외하고 12개월 중 세 번째로 컸다. 6월(0.08%), 7월(0.09%)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8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진다. 전세시장은 변화가 더 크다. 6월(–26%)엔 평균 변동률이 마이너스일 정도로 침체됐다가 7월(0.49%) 소폭 오르고, 8월(0.87%)부터 평균 이상으로 뛰기 시작해 9월(1.6%) 본격적으로 상승한다.

올 8월은 더 특별하다. 논란이 된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이 7월31일 이후 시행 2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시장은 ‘이중가격’이 형성된 상태다. 임대차2법 시행으로 4년간 올리지 못할 것을 고려해 한 번에 올린 신규 계약 건과 계약갱신청구권을 써 5%만 올린 갱신 계약 건의 가격 차이가 수억원씩 벌어진 단지가 많다.

임대차2법을 시행한지 2년이 지난 8월부터 갱신 계약 건이 하나둘 시장에 나와 새로 전세 계약을 맺는다. 대부분 집주인은 이중가격 상황에서 최소한 벌어진 가격 차이만큼 올리려 할 것이다. ‘전세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근거다.

물론 얼마 전부턴 전세대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다.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올 들어 세입자들이 상승하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보다는 차라리 월세로 옮기는 선택을 하고 있다. 전세 인상분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도 늘고 있다. 금리인상 효과로 월세를 내는 게 ‘전세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싸진 환경도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빨라진 월세화가 전세난에 숨통을 터준 셈이다.

전세의 월세화는 주택시장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미 시작된 월세 상승세가 계속 가팔라진다면, 임대시장은 요동칠 수 있다. 전세에 그대로 남아 있거나, 매수세로 돌아서는 주택수요가 는다면 매매시장도 자극할 수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에 따르면 이달 2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573건으로 7월 마지막날(3만1958건)보다 385건 줄었다. 경기도 전세도 이 기간 4만3498건에서 4만2922건으로 576건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4곳에서 전세 물건이 줄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7월 중순 이후 전세 물건이 감소하는 지역이 늘어나는 건 예사롭지 않다.

8월은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 로드맵’이 발표되는 시기다. 만약 공급대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매매시장엔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량은 크게 줄어든다.

올 가을 우려했던 전세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빨라진 월세화로 인한 서민 부담은 심화할 것이다. 집값 상승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주거 불안은 심화할 것이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급등세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 정부가 최근 침체된 주택시장 상황에만 집중해 주택 공급 계획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지금 주택시장은 커다란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jumpcut@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