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100여 곳 신속 진행..주택정비 시계 앞당길 것"
■ 민선8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는다 - 김미경 은평구청장
재개발 변호사·도시계획 전문가
구청에 상주시켜 이주문제 상담
한국문학관·예술마을 등 ‘순항’
뿌린씨앗 임기내 거둘 수 있을것
앞으로 4년간은 ‘교육’에 온 힘
국제학교 유치하고 진학 지원
“김미경만 한 사람이 없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후 만난 은평구민들은 그를 ‘또다시’ 선택한 특별한 이유를 꼽지 않았다. ‘김미경’이란 인물 자체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란 사실이 증명된 선거였다. 구의원과 시의원을 각각 두 번씩 지내고 재선 구청장이 된 그는 정치인으로서 20년 가까이 은평구만 바라보며 지역 발전에 몰두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구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51.76%의 표를 몰아주며 49년간 은평에서 살아온 그가 더욱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기반이 돼 줬다. 특히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김 구청장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과 24 대 1의 구도로 절대 우위를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8 대 17로 뒤집혔다. 승기가 국민의힘에 기운 상황에서도 구민들은 김 구청장의 옆에 섰다. “은평의 발전이 곧 자신의 성장”이라는 김 구청장의 말을 단순 정치 구호로 해석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달 14일 은평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 구청장은 언제나처럼 활기찬 모습으로 다가와 눈을 맞추며 악수를 청했다.
김 구청장은 “최근 은평구 16개 전 동을 돌며 공약 실현 계획을 설명하는 발표회를 마쳤다”며 “은평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는 구민들을 만나니 발표를 하면서도 설레고 기뻤다”며 웃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구청장에게 앞으로의 4년은 새로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봄이지만 정성스레 키운 농작물을 거두는 가을이기도 하다. 은평 문화관광벨트의 핵심인 국립한국문학관은 2023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근 예술마을 조성사업은 올해 말부터 사업설계를 시작해 2026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2024년 4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축구장과 족구장이 만들어지고, 2026년에는 지상 다목적체육관이 조성된다. 다목적체육관, 생활문화센터, 돌봄센터가 들어서는 증산복합문화체육센터는 2023년 설계 공모를 시행해 3년 후인 2026년 1월에 준공한다. 진관동 물푸레근린공원 내에 약 1000평 규모로 만들어지는 반려견 놀이터는 2023년 11월부터 운영한다. 지난 4년간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다. 그는 “모든 계획이 착착 진행 중”이라며 “지켜봐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새롭게 꺼낸 공약 가운데 구민들의 호응이 가장 높은 건 역시나 ‘민관합동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단’이다. 은평구는 현재도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구역이 100여 곳에 이르지만 저층 노후 주택이 여전히 많아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다양한 정비사업 각각의 기준을 주민들이 다 알지 못해 겪는 시행착오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김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 공무원,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구청에 상주시켜 주민들이 노후도, 호수밀도 등 지역 사정에 맞는 사전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서류 검토와 재산권, 이주 문제에 대한 전문 상담도 제공해 신속하고 원활한 주택정비사업 진행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이 최근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교육이다. 그는 “예술마을과 서울혁신파크 각각에 국제학교 유치를 구상하고 있다”며 “자연환경 등 주변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인천 송도를 뛰어넘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애 주기별 교육 기능 강화는 김 구청장의 섬세한 접근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우선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신축 건물인 구산동 복합청사로 옮겨 공공 키즈카페, 공동육아방 등의 시설을 갖춘다. 청소년들이 적성과 소질을 고려해 진로·진학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대학 등 전문기관과 연계한 청소년 진로진학정보센터도 2025년 만들 계획이다. 그 사전 단계로 서울시교육청과 연계한 진로·진학 프로그램은 지속 운영하고, 2024년에는 진로진학정보센터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해 진로·진학 콘텐츠와 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은평구 출신 대학생이 후배를 만나 본인의 전공 학과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진로 상담 프로그램 ‘은평대전’(은근히 평범한 대학생 언니 누나 오빠 형들의 전공이야기)은 확대 운영한다. 4차 산업혁명과 접목한 미래형 공공도서관은 2026년 수색동에 건립되고, 응암정보도서관은 2025년 생활문화센터가 더해진 복합문화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난다.
속사포로 구정 구상을 설명하던 김 구청장의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재선 후 바쁜 나날을 보낸 그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 목소리였다. ‘쉼’으로 화제를 돌렸으나 어느새 다시 ‘일’로 돌아왔다. 김 구청장은 “사람을 만나야 에너지가 생긴다”며 “일 욕심도 많아 성취감을 느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구민들 역시 지역에 더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은평을 일구고 있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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