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 구리 가격 급락에.. 풍산·LS·대한전선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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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른바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구리 가격은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 계약이나 사전 구매 등을 통해 구리 가격 변동을 헤지(hedge·위험을 상쇄하는 행동)하고 있어 영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금의 구리 가격 하락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수요 자체는 견고하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다시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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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른바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5개월 사이 30%가량 급락하면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톤(t)당 7000달러대에 진입했다. 풍산(103140)과 대한전선(001440)처럼 구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연동시키는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재고 평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달 28일 구리는 톤당 7712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3월 초 구리 가격이 1만730달러를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하락했다. 구리 가격이 7000달러대까지 떨어진 것은 작년 2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구리는 전자, 전기, 자동차, 건설 자재 등 다양한 제조산업 분야에 쓰이며 경기 흐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구리 수요가 늘어 가격이 상승하면 글로벌 경기가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되지만,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리를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처럼 실물 경기의 바로미터(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20년 3월 구리 가격은 두 달 사이 6000달러에서 4000달러대로 폭락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구리 가격은 1년 사이 2배로 폭등했다. 이후 구리 가격은 올해 6월까지 9000달러 안팎의 가격을 유지해왔다.
구리 가격이 꺾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였다.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구리 가격은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여기에 전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이어가면서 구리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구리 가격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면서 풍산처럼 구리나 구리 합금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업체의 실적은 제품 가격과 원재료의 가격 차이인 ‘롤마진(Roll margin)’과 재고 자산 평가 손익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신동(伸銅·구리 가공) 사업이 주력인 풍산의 경우 구리 가격이 떨어지면 제품 가공을 위해 쌓아둔 재고 자산 손실에 직격탄을 맞는다.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풍산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424억원으로 전망한 이유도 구리 가격 하락의 여파 때문이다. 이는 8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올해 2분기의 절반 수준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001440) 등 전선 생산 기업들도 올해 하반기 구리 가격 급락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구리는 전선의 핵심 원자재로 원재료비의 70%를 차지한다. 대한전선은 올해 2분기 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당기순손실은 10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6월 말 갑작스러운 구리 가격 하락으로 구리 선물 평가 손실이 회계장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한전선은 향후 실물 구리가 투입되는 시점에 매출 이익과 매출 원가로 전환돼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 계약이나 사전 구매 등을 통해 구리 가격 변동을 헤지(hedge·위험을 상쇄하는 행동)하고 있어 영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금의 구리 가격 하락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수요 자체는 견고하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다시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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