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왕만 알던 창녕, 세계가 주목한 인문·자연·명랑 여행지

입력 2022. 8. 2. 07:47 수정 2022. 8. 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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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송현동 가야고분 유네스코 등재 임박
우포늪 람사르국제협약 첫 습지도시 등극
부곡하와이 온천,최고수질로 부활 날개짓
낙동강 낀 '남지 개비리길' 국가 명승 지정
산토끼노래동산,잠자리나라의 재잘거림도
도심엔 진흥왕 행차 여행길,수변생태공원
창녕 교동·송현동 가야고분군
창녕 우포늪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다음 중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곳은?”이라는 국사문제로 접하던 창녕은 알고보면 명랑·생태 명소이자 역사·인문학 도시이다.

정확히는 ‘진흥왕 창녕 척경비’, 즉 국경을 새로 개척한 곳이라는 뜻이다. 창녕읍 고분군이 넓게 포진하고 있는 목마산성 서쪽 기슭에 있다가 읍내 교상리 만옥정공원 한켠으로 옮겨진 이 비석은 561년 신라가 비화가야(창녕)를 무혈 입성했음을 알리는 비석이다.

아주 작은 나라였던 신라는 6세기 중엽에야 남쪽 가야·북쪽 실직을 차지함으로써 경남·북을 아우르는 영토를 비로소 완성한다.

▶진흥왕 행차길 인문학 여행= 창녕군은 가야고분군, 척경비, 석빙고, 창녕5일장, 경남꽃식물원, 창녕문화공원, 명덕수변생태공원, 창녕박물관에 이르는 8㎞의 신라진흥왕행차 인문학 걷기여행길을 조성했다.

창녕 진흥왕 척경비
창녕 석빙고

진흥왕길은 창녕여행에서 빙산의 일각이다. 여름에도 체감기온이 높지 않은 우포늪, 석빙고, 부곡온천, 화왕산, 남지 개비리길 등 많은 건강힐링 여행지를 품고 있다.

또, 올해말 또는 내년 상반기 세계유산 등재가 유력한 교동·송현동·계성 가야고분군, 가족들이 함께하는 산토끼 노래동산, 남산근린공원, 우포잠자리나라 등 뿌듯하고 유쾌한 명소들도 많다.

우포늪 매표소를 지나면 하트 조형물이 반기고 늪지 까지 가는 길은 싱그러운 나무 터널이 햇살을 막아준다.

우포늪 가는 길 나무터널

대대제방 위에 올라서자 드넓은 습지 위에서 따오기가 여유롭게 거닐고, 어미를 따라가는 청둥오리 무리들이 1열 종대로 소풍가는 풍경 등이 내려다 보인다. ‘물반 초원반’인 토평천 인근 습지 틈새로 배 탄 어부의 모습도 가끔 볼 수 있다.

▶따오기, 황로, 청머리오리 ‘희귀종의 보고’ 우포= 남서쪽의 목포제방은 아침 운무 사이에 떠오르는 태양을 찍는 일출명소이다. 그 옆 98.8m 길이 우포출렁다리는 습지와 어우러져 멋진 인생샷 포인트가 된다.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로 이뤄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자연내륙습지로 한반도 지형 탄생과 그 시기를 같이한다고 한다. 서울 여의도 보다 약간 작은 2.3㎢ 넓이다.

가시연꽃, 노랑어리연꽃, 나름 등 희귀 수생식물, 청머리오리, 가창오리, 황로 등 10여종의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총 2000여종의 생물이 서식한다.

우포늪에서 만나는 희귀조류 황로

4계절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이곳은 안정된 먹이사슬을 구축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들의 기착지이기도 하다. 여름에는 쇠물닭, 물총새, 휘파람새,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알락할미새 등이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기 위해 남쪽에서 날아온다.

너무도 살기좋아서인지 철새가 이곳의 텃새가 되는 현상도 발견된다고 김연숙 생태해설사는 말한다. 세계최초,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받은 곳이다.

가을이 오면 자욱이 피어나는 물안개, 겨울이면 철새들이 펼치는 군무 등은 우포늪의 심미적 가치를 더한다. 생태학적 가치 외에도 우포늪에는 신석기시대 조개무지, 비봉리 패총유적 등 고고학적 유적도 많다. 가끔 이곳에선 주말 귀농 직거래장터도 열린다. 여름엔 1시간동안 2.5㎞를 탐방해도 우포의 진면목을 하는데 족하겠다.

우포교

▶짧은 탐방, 긴 온천..부곡하와이의 부활= 한여름엔 짧은 탐방, 긴 휴식이 좋으니, 우리는 서둘러 창녕 부곡온천마을에 체크인한다. “니가 가라 하와이, 내가 간다 부곡하와이” 바로 그곳.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1970~1990년 무렵 신혼여행,효도여행 등 국내 최고의 럭셔리 온천휴양지였다. 경쟁자인 ‘고성능 보일러’ 보급 때문에 전성기때 손님 수의 절반 정도 오지만, 부곡온천의 수질의 건강성은 그대로이다. 부곡하와이 옛 건물은 과거의 영화를 묻은 채, 서서히 문화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동국여지승람 성종조 기록에는 “온천이 영산현의 동남쪽 17리에 있더니 지금은 폐했다”고 돼 있고, 동국통감 고려기에도 ‘영산온정’이 기록돼, 이곳이 천년 휴양지임을 알수 있다. 지하 63m 지점 시굴 등 5년간 인프라 조성을 거쳐 1977년 공식 개발되기 전, 이미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찾아와 건강온천수로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부곡온천마을 전경

부곡온천수의 강점은 국내 최고 수온인 78℃를 유지하고, 체내 활성탄소제거 효과가 일반 물의 9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물이 좋다는 것을 아는 관광객들이 찾고, 대규모 숙박시설, 야구장(2개), 축구장(6개) 등 스포츠 파크가 건재해 청소년,청년 운동선수들의 전지훈련을 위한 발걸음이 줄을 잇는다.

특히 부곡컨트리클럽 골프장과 객실 마다 놀이기구가 있는 키즈스테이는 인기가 높다.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담긴 부곡온천 르네상스관은 뛰어난 건강 콘텐츠를 영상, 음악 등과 함께 체험하는 곳이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여름탐방객의 피로가 풀어지고, 에너지를 얻는다. 1990년대 로망의 핫플레이스여서 그런지 모종의 성취감도 느껴진다.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청년백세’ 시대를 맞아 현재 온천테라피의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구 3900여명이 사는 부곡마을 23개 호텔과 260개 숙박-힐링-미식 등 종사자들은 부곡 르네상스을 국민들께 열심히 알리고 있다.

부곡온천마을 키즈스테이 어린이 객실

▶아슬아슬 남지개비리길 낙동강 산들바람= 온천으로 원기를 회복했으니, 다시 부곡면에서 멀지 않은 국가지정 명승 ‘남지 개비리길’로 나선다. 박진(朴津)과 기강(歧江)이 만나는 곳에 있는 옛길로 소금·젓갈 등짐장수와 지역민들의 애환·성취가 서린 경제생활길이다.

개비리는 ‘개가 다닌 절벽(비리)’ 또는 ‘강가(개) 절벽(비리)에 난 길’이라는 뜻이다. 항간엔 ‘개 한 마리 겨우 지나가는 절벽길’이라고도 하지만 얼추 다섯마리는 나란히 걸을 넓이다. 벼랑길에서 조망되는 낙동강의 모습과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건강식생이 고단함을 잊게 한다.

명승 창녕 남지 개비리길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 대합면 우포2길엔 우포잠자리나라가 있다. 입장권을 사면 절반을 창녕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전국에 숱한 가축 먹이주기 체험이 있지만 이곳은 특이하다. 곤충, 송사리, 거북이, 두꺼비에게 먹이를 주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산토끼동산, 잠자리나라 그리고 초서잠 장아찌= 이방면의 산토끼노래동산은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키즈테마파크이다. 밖에서 다양한 산토끼들을 만나 먹이주고 대형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즐긴다. 실내 토끼관련 전시관에서 동요 유래도 배우고, 포토존 촬영도 한다.

창녕 초석잠 장아찌

대형 미끄럼틀, 숲놀이터가 있는 남산근린공원에서 아이들과 놀거나, 여름날 저푸른 초원에서 산들바람을 느끼고 가을이 되면 억새 천국이 되는 화왕산을 산책하듯 오른 뒤, 에어컨 잘 나오는 식당에서 누에닮은 초석잠 장아찌 반찬에 수구레 국밥을 먹으면, 오래 보아야 예쁜 창녕 버라이어티 여행이 완성된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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