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달 탐사 들떴지만..러 로켓 빌려쏘는 위성은 '무기한 연기'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오는 5일 미국 스페이스X 우주발사체(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다누리는 한국이 지구 궤도 너머 심(深)우주 탐사에 나서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달이라는 미지의 영역 탐사를 앞두고 분위기가 한껏 고무되고 있지만, 한국의 또 다른 우주 계획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하반기 러시아 로켓으로 발사될 3개의 인공위성 프로젝트 모두 '무기한 연기' 상황이어서다. 현재로선 이렇다할 돌파구 모색도 여의치않은데 정부의 과학외교 역량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러시아 소유즈(Soyuz)·앙가라(Angara) 로켓 계약을 체결했다. 이 로켓으로 나노위성(중량 10㎏ 이하) 도요샛 4기와 차세대중형위성(차중형) 2호,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를 발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정세 변화, 미국의 제재 등으로 발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먼저 도요샛은 올해 6월 러시아 소유즈-2호 로켓에 탑재돼 발사될 예정이었다. 도요샛은 고도 500㎞ 태양동기궤도에서 4기가 편대 비행하며 우주 날씨의 변화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았다. 지난해 상반기 발사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발 일정이 한 차례 미뤄졌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아 올해 6월, 연말까지 발사가 지속 연기됐다. 도요샛은 나노위성으로 독자 발사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 다른 위성과 함께 발사돼야 한다.
현재 거론되는 일정은 내년 3월 러시아 기상위성과 함께 발사되는 안이다. 문제는 발사장소다. 당초 도요샛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루 우주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기상위성은 러시아 국내에서 발사될 예정이어서 발사가 예정대로 이뤄질지 미지수다.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러시아로부터 내년 3월 자국의 기상위성과 함께 발사하는 안을 제안 받은 상황"이라며 "인공위성을 러시아로 운송해야하는 만큼 각종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중형 2호는 도요샛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소유즈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었던 차중형 2호는 미국산 전략부품이 들어가 발사가 더 어렵다. 미국은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을 운영 중이다. 규정에 따르면 로켓과 인공위성에 미국산 전략 부품이 들어갈 경우 한국은 미국의 허락 없이 발사할 수 없다.
한국은 그동안 낮은 발사 비용과 오랜 협력 관계로 국내 인공위성을 러시아 로켓으로 다수 발사했다. 그동안 미국의 허가 하에 러시아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아 미국이 제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핵심기술을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미국, 프랑스 등 타국의 발사체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ITAR 품목이 들어가는 아리랑 6호도 러시아 앙가라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상황은 마찬가지다.
실제 미국 요구로 우리의 인공위성 발사 계약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정부는 2000년대 초 아리랑 2호 로켓의 국제 입찰을 진행, 당시 중국의 창정 로켓을 선정했다. 하지만 아리랑 2호에는 미국산 부품이 쓰였고, 당시 중국을 제재하던 미국은 발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중국에 낸 1차 선지급금을 날리고, 러시아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러시아 로켓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플랜B 검토에 나선다고 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과학외교를 주도할 부서나 역량이 부족하고 우주 컨트롤타워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 차원의 대응이 어려운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KAIST 우주 분야 전문가는 "한국의 우주 개발은 발사체, 인공위성, 탐사 모두 제각각 이뤄지고 있다"며 "순환 보직 공무원들이 우주외교, 과학외교를 펼칠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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