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상반기 휘발유 생산량 역대 최대..수출액도 2배로

김철선 2022. 8.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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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늘자 생산량 확대..고유가 영향에 국내 소비량은 감소
상반기에 초호황 누려.."하반기엔 정제마진 둔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올해 상반기 휘발유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휘발유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출도 증가해 정유업계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다만 고유가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상반기(1~6월) 휘발유 생산량은 총 8천421만5천배럴로, 작년 동기보다 약 9.1% 늘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휘발유 생산량을 집중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휘발유 수출 물량은 5천197만7천배럴로, 이 역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경유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8.8% 증가한 9천510만2천배럴이었다.

정유사 4사 상반기 휘발유 생산량 역대 최대…수출액은 2배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상반기 수출 규모는 수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증가 폭이 훨씬 컸다.

휘발유 수출액은 64억6천만달러(약 8조4천238억원), 경유 수출액은 128억8천만달러(약 16조7천955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05.2%, 106.8% 증가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역대 최대 수출액이다.

이 같은 실적은 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의 수출단가가 대폭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석유제품의 평균 수출단가는 올해 1월 배럴당 97달러에서 6월 155달러까지 계속 올랐고, 상반기 평균 수출단가는 작년 동기보다 76.8% 오른 배럴당 127.7달러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역대 상·하반기를 통틀어 반기 기준 최대치인 279억5천600만달러(약 36조6천81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은 우리나라 수출 품목 순위에서도 반도체 다음으로 2위였다.

하지만 고유가 영향으로 상반기 석유제품 국내 소비는 다소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6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4천27만4천배럴, 경유 소비량은 7천907만8천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 3.5% 감소했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라 이동량은 늘었지만,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L(리터)당 2천원을 넘어서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위축됐지만, 정제마진이 강세를 유지하면서 상반기 수익성이 견조했다"며 "정유사들도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생산량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다.

휘발유 가격 4주 새 228원 하락 [연합뉴스 자료사진]

상반기 내내 이어진 고유가와 정제마진 초강세 덕분에 국내 정유사들은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를 마친 정유사들의 흑자 규모는 SK이노베이션(SK에너지 모회사)이 3조9천783억원(작년 대비 24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에쓰오일 3조539억원(154%↑),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206%↑) 등이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상반기에 2조원에 달하는 흑자를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 확대와 이에 따른 글로벌 석유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은 상반기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최근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국내 기름값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최근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국제 석유기관들이 하반기 석유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을 고려하면 정유업계의 실적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 대외 변수가 많아 하반기 업황의 불확실성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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