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 먼저 구조해줘요"..경찰관 애태운 운전자(영상)

김광원 2022. 8.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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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에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급류에 휩쓸린 차에서 자신의 개를 먼저 구해달라며 구조에 응하지 않는 운전자를 간신히 구조하는 현지 경찰의 모습이 공개됐다.

구조를 거부하며 개를 찾아달라고 소리치는 운전자와 차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경찰관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동안에도 흙탕물은 차 안으로 계속 들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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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美경찰, 급류 휩쓸린 운전자 구조 영상 공개
전역에서 폭우와 홍수로 인한 피해 커져
켄터키주, 확인된 홍수 사망자만 26명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급류에 휩쓸린 SUV 차량 운전자를 구조중인 경찰. 출처: Apache Junction Police Department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미국 곳곳에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급류에 휩쓸린 차에서 자신의 개를 먼저 구해달라며 구조에 응하지 않는 운전자를 간신히 구조하는 현지 경찰의 모습이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아파치 정션(Apache Junction) 경찰서는 페이스북에 이틀 전 촬영된 구조 현장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SUV 차량은 뒷좌석 유리창만 남기고 물에 잠긴 상태였다.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린 차가 떠내려가다 나무 잔해에 걸려 간신히 멈춰 선 것.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차 뒷좌석에 있는 여성 운전자를 발견하고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게 삼단봉을 이용해 유리창을 부쉈다.


경찰관은 차량이 더 떠내려가지 않게 견인줄로 고정하면서도 "부인, 차가 곧 잠길 겁니다. 빨리 나오세요"라며 탈출을 재촉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운전자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차량 고정을 마친 경찰관이 "서두르세요, 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라며 손을 뻗자 운전자는 그제야 "제 개는 찾았나요"라며 반려견의 행방을 물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운전자는 경찰에 구조 전화를 걸었을 당시 11주 된 강아지를 무릎에 올려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경찰이 도착했을 때 강아지를 분실한 것으로 보인다.

급류에 휩쓸렸다 경찰에 의해 운전자가 구조된 SUV차량의 모습. 출처: 애리조나 12 News 보도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운전자의 말을 들은 경찰관은 당황할 겨를도 없이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닙니다, 어서 가자구요 부인"이라며 운전자의 손목을 잡고 차량 밖으로 끌어 내려 했다.

구조를 거부하며 개를 찾아달라고 소리치는 운전자와 차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경찰관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동안에도 흙탕물은 차 안으로 계속 들이쳤다. 경찰관의 목소리가 거의 절규에 가까워졌다.

결국 경찰관이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어서 나오세요"라며 안심을 시킨 뒤 구조대원과 시민 등 총 4명이 달라붙어서 운전자를 차 밖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경찰관이 유리창을 부순 뒤 운전자를 구조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견인줄로 고정해놓긴 했지만 차가 조금만 더 떠내려갔다면 하천 본류에 휩쓸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아파치 정션 경찰은 출동한 경찰이 차 안을 살펴봤지만 운전자가 말한 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물이 빠진 뒤 운전자 가족들이 차를 수색했을 때도 내부에서 개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 28일(현지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소방관이 홍수에 갇힌 차량들을 체크하고 있다.

영상을 본 현지 누리꾼들은 "저 여성은 개의 목숨을 자신과 자신을 구하려 한 사람들의 목숨보다 우선시했다, 무엇이 우선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경찰과 구조대원이 정말 멋진 일을 했다. 빠른 대처가 여성의 목슴을 살렸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미국 동북부에 발생한 대규모 홍수 피해가 계속 커지는 가운데, 31일 켄터키주 당국은 홍수 사망자가 총 2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수십 명이 실종 상태여서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극심한 가뭄을 겪던 남서부 애리조나주와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갑작스러운 폭우로 주택 수백여채가 침수되는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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