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세계 1위'도 한숨..하루 500원 가전 구독·프리미엄 안 먹히나

오진영 기자 2022. 8. 2.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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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제품·렌탈 등 가전 불황 극복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성과는 불투명합니다."

주요 가전 기업들은 효과가 제한적인 원가 절감 대신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로 눈을 돌렸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형태로 판매하는 것이 일시적인 도움은 될 수 있으나 시장 불확실성이 워낙 커 실적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단순한 시장 지위 강화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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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선정 인턴기자


"프리미엄 제품·렌탈 등 가전 불황 극복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성과는 불투명합니다."

1일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불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LG전자·삼성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제히 하반기 가전 수요가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와 미중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이슈, 인플레이션과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서다. 업계는 여러 형태의 가전제품을 출시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회복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가전 기업들의 최근 실적발표에 따르면 가전 불황은 올해 2분기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가전 매출 1위를 달성한 LG전자 H&A사업본부는 지난해 동기보다 15% 증가한 8조676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영업이익은 4322억원으로 12%나 줄었다.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등이 포함된 DX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44조 4600억원의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3조 200억원으로 감소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도 올해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가전업계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 꼽히는 TV의 2022년 출하량을 올해 초 2억 1700만대에서 2억 1500만대로, 다시 2억 1200만대로 2차례 낮췄다. 유로모니터도 지난해 국제 시장에서 가전 수요가 대부분 충족된데다 물가 상승이 동반되면서 올해 주요 가전 제품 성장률이 지난해(3.0%)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하반기 카타르 월드컵과 블랙 프라이데이 등 성수기가 예정돼 있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었으며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를 확대하는 등 매출이 확대됐으나 워낙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당초 3% 증가에서 전년대비 6% 감소로 조정하기까지 했다.

주요 가전 기업들은 효과가 제한적인 원가 절감 대신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초대형 TV와 ·라이프스타일 전략 제품 판매 확대로 성수기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 LG전자는 올해 초 공개한 'UP 가전'을 중심으로 기존 백색가전과 스타일러·식기세척기 등 위생 가전 라인업의 역량을 강화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처럼 구독 가전을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LG전자는 휘센 타워에어컨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을 포함해 12종 제품의 렌털 서비스를 월 4만~13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또 이날부터 식물가전 '틔운 미니'를 하루 500~900원으로 편의점에서 대여해 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형태로 판매하는 것이 일시적인 도움은 될 수 있으나 시장 불확실성이 워낙 커 실적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단순한 시장 지위 강화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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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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