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감염, 개량백신 맞겠다"..50대 '4차접종 예약' 저조한 이유
50대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사전예약률은 50대 접종 대상자의 13.2% 수준에 그친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앞선 접종에서 경험한 후유증에 따른 불안감△맞아도 어차피 한번은 감염될 것이라는 심리△감염돼도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맞는다면 기다렸다가 개량백신을 맞겠다는 심리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50대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4차 접종이 시작됐다. 50대 4차접종은 잔여백신을 찾아 접종받는 당일접종의 경우 이미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됐다. 이날부터는 사전예약자들의 접종이 시작되는 것이다.
50대 사전접종 예약률은 전체 접종대상자 700만8410명의 13.2%인 92만1923명에 그친다. 전체 대상자 열명 중 한명 남짓이 사전예약을 한 것이다. 60세 이상의 4차접종 예약률 44.7%과 차이가 크다. 지난달 18일부터 잔여백신으로 접종한 50대도 전체 대상자의 5.3% 수준이다. 그만큼 50대 4차접종 예약과 접종에 속도가 나지 않는 셈이다.
코로나19 재유행에도 불구하고 50대 4차접종 예약률이 낮은 배경으로는 우선 감염돼도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꼽힌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과 의료전문가들은 그래도 50대부터는 치명률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연령대라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8일 개최한 '코로나19 전문가 초청 설명회'에서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0대를 대상으로 접종을 확대한 근거에 대해 "코로나19 사망률이 40대 이하는 0.01%지만 50대는 0.04%로 차이가 나는 연령 구간"이라며 "또 사망에 기여하는 기저질병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혹은 당뇨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50대부터 치명률이 뛴다 해도 60대 이상까지 포함한 전체 치명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아 4차접종이 꼭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회사원 A씨는 "전체 치명률 0.1%가 넘는데 50대 치명률이 0.04% 정도면 상당히 낮은 것 아니냐"며 "당장 맞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치명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앞선 접종을 통해 경험한 백신 거부감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에 거주하는 50대 한 자영업자는 "3차 때도 그랬고 2차 때에도 접종 후 며칠 아팠다"며 "돌파감염률도 상당히 높아 앞으로 한번은 감염될 것 같은데 또 접종 위험을 감수해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변이 대응력을 높인 개량형 백신이 곧 나온다는 소식이 4차 접종 예약 속도가 나지않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말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개량백신 관련, 한국에 최대한 빨리 공급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언급을 내놨다. 질병관리청은 연내 mRNA 백신 도입 물량 약 6000만회분 전량을 개량백신으로 도입할 수 있게 계약했다고도 밝혔다. 이 같은 당국 신호는 정부가 4차접종 독려에 나선 시점과 맞물렸다.
이와 관련,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개량백신 도입을 얘기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며 "6000만명분을 전부 개량백신으로도입한다는데 그것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개량백신 도입 시점을 특정하기 힘든 상황에서 4차접종을 미루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전체 4차접종 예약이 최근 증가세라는 점을 들어 4차접종의 이득을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4차 접종 예약과 접종 건수가 지금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예방접종의 안전성이나 이익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4차 접종의 이익이나 예방효과에 대해서 국민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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