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모기지 '아슬'한데, 외국인 자금도 빠지네..심상찮은 中금융

부동산 규제, 봉쇄 이후 제조 금융에 큰 파장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가 400조원대 은행 악성부채를 낳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중국 내 대규모 외자유출을 불러오는 통에 나온 예상이다. 성장률마저 0%대에 추락하면서 중국 금융 시장에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주택담보 대출 차주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 사태로 중국 은행들이 약 463조원에 이르는 악성부채에 노출될 거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 대출을 받아 이미 분양대금을 지급했지만 아파트 건설이 중단된 90여개 도시들에서 주담대 상환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 금융권 관심은 이 여파가 자산 56조달러(약 7경3157조8400억원) 규모 중국 은행 시스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모아진다.

S&P글로벌 레이팅은 전체 주담대의 6.4%인 2조4000억위안(약 463조원)이 주담대 상환 거부 운동 관련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추산했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해당 비율을 7%로 봤다. 상장 은행들은 현재까지 관련 연체액을 21억위안까지(약 4060억원)만 보고한 상태다.

즈우첸 홍콩대 경영대학원 금융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부동산개발 업체들의 건설 프로젝트를 돕지 않으면 그들은 훨씬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은행들은 주담대 잔액은 약 39조위안(약 7542조원), 부동산 개발사 대출은 약 13조위안(2514조원)에 이른다. 도이체방크 루시아 쿠앙은 "미완성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 접근이 제한된 점을 고려할 때 악성부채 위험 비율(7%)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심상치 않다. 국채와 증시 모두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국 중앙국채등기결산공사(CCDC) 통계를 보면 지난달 외국인들은 559억위안(약 10조8000억원)어치 중국 국채를 팔아치웠다. 이는 CCDC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최대액이었다.

외국인들은 2월부터 5개월 내내 중국 국채를 팔아 치웠는데 상반기 이들이 처분한 국채는 2000억위안에 달하면서 상반기 말 현재 외국인 보유 국채액은 2조3200억위안으로 줄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를 넘어선 가운데 같은 조건의 중국 국채 수익률은 2.7~2.85%에 머무르는 등 미중간 금리차 역전된 게 투자자 이탈을 부추겼다.

이들이 7월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해 본토 증시에서 팔아치운 주식은 모두 210억6800만위안어치에 달했다. 2020년 10월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마저 0.4%로 고꾸라지고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로 전달 50.2에서 1.2p 밀리고 임계점(50)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부동산 규제와 도시 봉쇄에서 시작된 불안 요소가 제조와 금융 시장으로 번지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고 해외 자본의 대규모 유출을 불러온 셈이다. 중국 안팎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지을 10월 20차 당대회까지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가 마땅히 없다고 본다.

자오칭허 중국 국가통계국 분석원은 "중국 경제 발전의 대내외적 환경이 더 복잡하고 엄중해졌으며 기업들 생산과 운영은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식장 기대도 어느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정책상 어려움을 토로했다.

싱가포르 소재 해외-중화은행 금리전략가 프랜시스 청은 "미중간 명목 수익률 격차가 좁아져 자본 유입이 극적 반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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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