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펠로시, 대만 방문 취소한다면 韓·日 등에 매우 안좋은 신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동아시아 순방에 돌입하자 미 국방부가 공중급유기를 포함, 군용기 10여 대를 일본에 급파한 것으로 31일(현지 시각)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는 것을 전제로 항공모함 기동 및 공중 호위 등 경호 방안을 검토해왔다.
류큐신문은 지난달 30일 오키나와의 미군 가데나기지에 미국에서 KC-135 공중급유기 9대가 차례로 날아왔다고 1일 보도했다. 항공모함 함재 수송기 C2A 그레이하운드 2대와 미 해군 강습상륙함 트리폴리 탑재기인 MH60 헬기 1대도 목격됐다고 한다. 중국이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가시화될 경우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CNN은 “미 해군은 대만 인근 지역에 상당한 군사력을 배치해놓은 상태”라며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도 (유사시) 대만 근처로 이동할 수 있고 공군도 공중 감시 및 정찰 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 국무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이 실제 대만을 방문할지는 모르겠다”며 “만약 그 계획(대만 방문)이 변경된다면 이는 정말로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연일 경고하는 상황에서 중도에 대만 방문을 포기할 경우 중국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제 와서 ‘어쩌면 대만 방문 계획이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선전을 통해 미국을 괴롭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한국과 일본, 호주 친구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철회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어떻게 행동하라고 지시해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포기할 경우 “민주당은 중국에 약하다”는 비판이 커지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의 인권 탄압에 강경 발언을 해왔던 펠로시 의장의 정치 경력에도 오점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계기로 차기 하원의장을 노리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최근 “내가 하원의장이 된다면 곧바로 대만으로 향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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