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공개… 美는 군용기 10대 日 급파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2. 8. 2. 03: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亞순방에 맞춰 위협 수위 높이는 중국
中 “만반의 준비, 가만있지 않을것” 극초음속 미사일 내세워 美 압박
中, 1996년 핵실험 중단 밝혔지만 日언론 “2020년부터 새시설 건설”
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1일 첫 방문지인 싱가포르에 도착해 리셴룽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를 놓고 ‘4차 대만해협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이 극초음속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 장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중국이 서부 내륙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나왔다.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이 중국군 창건 기념일(1일),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당대회 준비 등과 맞물리는 상황에서 중국이 핵·미사일 실험으로 미국을 압박해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일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CCTV방송은 지난달 30일 ‘항모 킬러’로 불리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東風)-17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 장면을 전격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날며 회피 기동도 가능해 사드를 비롯해 기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은 지난 2019년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 이 미사일의 실물을 처음 선보였다. 해당 미사일이 둥펑-17이라면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매체들은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여부로) 민감한 시기에 공개됐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중국 관영 CCTV방송이 공개한 중국군의 미사일 발사 장면. 중국군 창건 95주년(1일 ) 관련 영상에 포함된 장면이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는 중국이 보유한 극초음속 미사일인 둥펑-17 발사 장면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CCTV 방송 캡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일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이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핵실험을 위한 시설 확장 공사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핵실험 시설 공사는 이미 지난 2020년 시작됐다. 그해 10월 정지(整地) 작업이 시작됐고, 2021년에는 현장에 대형 트럭이 오가는 장면도 포착됐다고 한다. 올 상반기 핵실험용 갱도에 대한 전력망 연결 사업을 마치고 6월 폭약 저장고 시설이 완공돼 언제라도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1964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30여 년간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고도화해 왔다. 그러다가 1996년 7월 29일 정부 성명을 통해 “핵 군축과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해 핵실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연례 군비 통제 이행 보고서에서 “중국이 핵실험 중단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1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남성이 관영 매체 환구시보 지면이 보이는 게시판 앞에 서 있다. 신문 1면에는 대만 방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얼굴 사진과 함께 “펠로시가 화약 냄새 속에 아시아를 방문한다”는 제목이 달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핵·미사일 실험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대만에서 120㎞ 떨어진 푸젠성 핑탄다오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 중국군은 2~6일에는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미국에 다시 경고한다. 중국은 만반의 준비가 돼 있으며(嚴陣以待·진을 짜고 적을 기대한다는 뜻), 중국 인민해방군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 여부를 확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중국이 보이는 반발 양상은 지난 1997년 3월 뉴트 깅그리치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보다 훨씬 격렬하다. 당시에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항의했지만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해 관영 매체들은 깅그리치의 대만 방문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깅그리치는 대만에 가기 전 중국을 방문했고, 펠로시와 달리 야당(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며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미·중 관계가 25년 전보다 극도로 악화됐고, 당시보다 현대화된 중국군도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를 찾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특히 올 10월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예정인 시진핑 주석이 ‘대만 독립과 외부 간섭 저지’를 자신의 역사적 성과로 내세우는 점도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에 대해 초강경 대응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