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스트 시인' 김규동 삶과 문학을 담다

박성준 2022. 8. 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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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스트 시인' 김규동의 문학과 삶을 돌이켜보는 저작이다.

김규동 시인에 대한 논의는 그의 시세계를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살피는 방식으로 많이 진행됐다.

3부는 김규동 시인의 5주기인 2016년에 창비에서 비매품으로 발간되었던 추모문집 '죽여주옵소서'의 일부를 '책 속의 책' 개념으로 수록했다.

문인 28인의 추모 산문과 임철규 교수의 평론, 김규동 시인의 모습과 시화·조소·서각 작품의 사진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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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김규동기념사업회/한길사/3만5000원

‘모더니스트 시인’ 김규동의 문학과 삶을 돌이켜보는 저작이다. 총 3부 구성으로, 1부 ‘김규동의 대표 시 25편’에서는 ‘나비와 광장‘, ‘고향’ 등 김규동 시의 정수를 담은 시를 선정해서 소개한다. 2부는 ‘평론가들의 김규동 새롭게 읽기’로 평론가 오형엽, 나민애, 임동확, 김종훈, 유성호, 김응교, 김유중, 맹문재가 김규동의 시세계를 분석하고 해설한다.

김규동 시인에 대한 논의는 그의 시세계를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살피는 방식으로 많이 진행됐다. 전기는 모더니즘 문학, 후기는 민족주의·리얼리즘 문학으로 나눈 것이다. 하지만 김규동은 모더니즘도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분단을 극복하려는 것도 모더니스트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리얼리즘이냐 모더니즘이냐의 구분보다 김규동에게 선행되었던 것은 더 구체적인 사회, 공동체, 민족애 등이었다. 이것을 김규동의 시적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김규동기념사업회/한길사/3만5000원
김규동의 작품을 분석한 평론가들은 그의 전 시기를 아우르는 공통분모를 발견해낸다. 나민애는 김규동의 작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조와 이념을 넘어 ‘공동체 회복 지향’이 계속됐다고 이야기한다. 김규동이 공동체 회복을 지향했다는 평면적인 사실 진술을 넘어 그것의 양상과 특이성에 주목한다. 작품을 분석하며 전기에는 ‘전쟁 은유’, 후기에는 ‘기억의 시학’이라는 방법을 통해 공동체 회복을 이야기해왔다는 것이다.

김규동의 시적 개성이 전 시기에 이어져 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모더니즘 시에서 리얼리즘 시로 전환되었던 시기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종훈은 이러한 전환기에 있는 김규동의 시집 ‘죽음 속의 영웅’을 대상으로 ‘현대성의 흔적’과 ‘현실성의 징후’를 살펴본다. 특히 고유명사의 성격 변화, 가족과 주변인 역사와 기억의 도입 등 김규동 시의 상반된 특성이 상호침투적으로 융합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3부는 김규동 시인의 5주기인 2016년에 창비에서 비매품으로 발간되었던 추모문집 ‘죽여주옵소서’의 일부를 ‘책 속의 책’ 개념으로 수록했다. 문인 28인의 추모 산문과 임철규 교수의 평론, 김규동 시인의 모습과 시화·조소·서각 작품의 사진이 실려 있다.

김규동은 함경북도 출신 시인으로 1948년 스승 김기림 시인을 찾아 단신 월남하여 교사, 언론인, 출판인으로 활동하고 모더니즘 경향의 시를 썼다. 1950년대에는 박인환, 김차영, 조향, 이봉래, 김경린과 함께 ‘후반기’(後半期) 동인을 결성하고 활동해 서정 기조의 기존 문단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고 이후 전후 문학의 흐름을 이끌었다. 쉬르레알리슴에 경도하여 시론을 저술하고 영화평론에도 적극 참여했다.

1970~80년대에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에 가세하여, 민중의식에 근거한 리얼리즘과 민족통일 지향의 시를 통한 시적 변모의 모습을 보였다. 80세에 마지막 시집 ‘느릅나무에게’를 내고, 통일의 날을 기다리던 시인은 북에 홀로 남기고 온 어머니를 그리며 2011년 9월 타계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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