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박용진·강훈식 "자기 반대 의원 겁박"

주희연 기자 2022. 8. 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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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악성팬덤 이용" 논란에 李측 "발언 일부로 취지 왜곡"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31일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민 토크쇼에 참석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자”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과거 ‘문파’가 주도한 문자 폭탄의 희생양이었던 이 의원이 이제는 자신의 극렬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을 앞세워 팬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 주말 경북 안동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당원들이 당에 의사를 표현할 통로가 없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의 개인 번호를 알아내 문자를 보내는 것”이라며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해보고자 한다”고 했다. 문자 폭탄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강훈식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의원들을 겁박하고, 악성 팬덤으로 의원들을 향해 내부 총질로 낙인찍는 당 대표가 나오면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비난과 항의 숫자를 줄 세우는 것은 민주주의 강화가 아닌 퇴행”이라고 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페이스북에 “영업사원 실적 막대 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 측은 이날 공지를 통해 “발언 일부만을 가지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며 “오히려 이 의원은 욕설과 폭력적인 의사 표현 방식에 자제를 당부했다”고 했다. 발언 앞뒤가 잘려 보도되면서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최근 이 의원의 발언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이 지난달 29일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1일에도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윤영찬 의원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것은 이미 김대중 정부 이후부터 우리 당의 근간이고 정체성이었다”며 “가난하고, 소득이 낮은 층을 ‘집단적으로 언론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얘기하면, 자칫하면, 그분들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의당도 “한마디로 뭘 모르는 시민들이 언론의 선동에 넘어가 표를 던졌다는 식으로 자신의 패배를 시민과 언론 탓으로 돌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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