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안 내놨지만..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두고 동상이몽
[KBS 제주] [앵커]
제주도가 주민 반발로 5년째 제자리걸음 하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를 풀어보겠다며 보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마을에선 증설을 전제로 한 보상은 필요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의 대표 관광지, 월정리 해안도로에 있는 동부하수처리장입니다.
제주시 조천읍과 구좌읍 지역의 하수를 처리해 바다로 배출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 하루 하수 처리 용량 6천 톤 규모로 조성된 뒤 2014년엔 용량이 두 배 늘었고, 관광객 증가 등으로 2017년엔 또 다시 용량을 갑절 늘리기 위해 증설을 계획했지만 주민 반발로 5년째 답보 상탭니다.
하수 처리된 물은 돌 아래 묻혀있는 관을 통해 바다로 흘러나가는데요,
마을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이 일대 마을 어장이 훼손됐다며 하수처리장 증설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주민 반발로 공사가 중단되기를 반복하면서 시공업체에서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한 상황입니다.
오영훈 지사가 갈등을 풀겠다며 월정리를 방문한 지 10여일 만에 제주도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주민 바람대로 제주시 삼화지구 하수와 환경자원순환센터 침출수를 동부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지 않고,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안우진/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 : "(하수처리장으로) 피해를 입은 해녀분들한테 빨리 보상이 필요하다. 주민 지원 사업을 통해서 서로 주민 숙원 사업도 해결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보자는 게."]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사전 논의도 없이 제주도가 보상이라는 말로 마을을 두 동강 내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김창현/구좌읍 월정리장 : "월정리민들하고 협의된 사항이 아니고, 이걸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한다는 건. 이건 터무니없는 소리입니다."]
제주도는 동부하수처리장이 이미 포화돼 증설은 불가피하다는 입장.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발표에도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하수처리 대란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그래픽:변연주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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