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니즘' 앞에 퇴색되는 '핑크타이드 시즌 2'
브라질 룰라 당선 땐 상위 6국 좌파.."조기 퇴조 가능성"
중남미 주요 국가에서 두 번째 ‘핑크타이드’(좌파 물결)가 확산되고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양극화 등으로 좌파 대통령의 임기 초반 허니문이 오래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8년 멕시코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권이 출범한 이후 아르헨티나(2019년), 페루(2021년), 칠레(2022년)에서 차례로 좌파 정권이 출범됐다. 지난 6월 콜롬비아 대선에선 사상 최초로 좌파 정치인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가 승리해 오는 7일 취임한다.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에서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승리가 유력해 중남미 경제 규모 상위 6개국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설 전망이다. 1990년대 후반에 이은 핑크타이드 시즌 2라고 할 수 있다. 고질적인 빈곤과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좌파 정권을 다시 불러낸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남미 좌파 대통령들의 성적은 대체로 좋지 않다. 집권 1년이 지난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로 떨어졌다. 카스티요 정권은 출범 6개월 만에 총리만 3명이 교체되는 등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자신은 이미 두 차례 탄핵 고비를 넘겼고 직권남용 등의 범죄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집권 5개월도 안 된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를 기록하고 있다. 보리치 대통령은 성평등, 원주민 권리, 사회보장 등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오는 9월 국민투표 통과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집권 4년차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부정 평가가 70%를 넘는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료와 식료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좌절한 것이 지지율 하락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중남미 전문매체 아메리카스쿼털리는 1차 핑크타이드 때는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경제적 여유가 있었던 반면, 현재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정학적 불안, 코로나19에 따른 재정적 압박 등이 겹쳤다면서, “이를 고려할 때 2차 핑크타이드는 1차 때보다 짧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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