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성 중구청장 "세운지구 재개발, 중구 아닌 나라 전체 위한 일"['민선 8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다]
서울 중구에는 12만2000여명이 산다. 이 중 70%인 8만4000여명의 거주지는 다산로 인근이다. 다산로는 버티고개역부터 약수역·청구역·신당역으로 이어지는 2.8㎞ 거리로, 신당·다산·약수·청구·신당5·동화·황학동 등 7개 동이 인접해 있다. 서울지하철 2·3·5·6호선 등 4개 노선이 통과하는 초역세권이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5층 미만의 낡은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26일 다산로에서 만난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 지역 주택의 65.1%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라며 “주민들은 재개발·재건축을 원하지만 남산 고도제한과 높이제한, 역사문화지구 등 중첩 과제들이 여러 가지 있다”고 말했다.
다산로 개발은 김 구청장이 임기 중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한 인구 감소 해결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중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거주 인구수가 가장 적다. 그는 “주민들을 만나면 ‘우리 동네 발전시켜달라’ ‘제대로 살 만한 집이 없다’고들 한다”며 “18~20층 고층건물이 지어지고 업무·주거·상업시설이 들어서면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는 대로변에는 지구단위계획 손질을 통한 개발을, 골목에는 모아타운 등과 같은 소규모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6·1 지방선거 전 다산로 고밀도 개발 추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중구는 서울시와 함께 세운지구 재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세운지구 일대) 공중 보행로를 철거하고 나무 숲길을 만든 다음 양옆으로 업무·상업·생활시설이 공존하는 고층건물을 올리는 것”이라며 “그러면 청와대에서 종로를 거쳐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이 만들어진다. 그 시작점에서 청계천으로 이어지고, 신당동·동대문을 거쳐 다산로로 연결되는 개발라인”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인 세운지구 개발계획은 올해 말 주민공람 등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조만간 있을 부구청장 인사 등도 세운지구 프로젝트를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김 구청장은 세운지구 개발 프로젝트는 중구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이 인천공항에서 바로 오는 곳이 명동과 남대문시장 등이 있는 중구”라며 “중구가 바뀌면 서울이 바뀌고 대한민국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고민은 바뀌는 공간을 채울 ‘킬러 콘텐츠’가 무엇일지로 이어진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아주 오래된 도시다. 다양한 역사문화가 많고 곳곳에 이야깃거리가 있다”면서 “건물만 바뀌어서는 매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없다. 문화가 숨 쉬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초선인 김 구청장은 취임한 지 한 달이 안 됐지만, 중구 곳곳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중구에서 보낸 덕분이다. 김 구청장은 “초등학교 친구와 결혼했다”면서 “집에 이미 중구 전문가가 둘이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6·1 지방선거에서 489표 차로 당시 현직 구청장을 이겼다. 그는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가 컸다. 현재 갖춰진 대통령과 서울시장 라인업 등에서 저 사람이면 바꿀 수 있겠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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