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유아교육과 교수 "초등교육 조기취학, 오히려 학교부적응아들 더 많이 양산할 가능성 커"

2022. 8. 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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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 초등교육 조기취학 정책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
- 돌봄 공백 생겨 오히려 사교육이 증가될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 관계자)



☏ 진행자 > 여러분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해드리는 <라디오 신문고> 시간입니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편안대로라면 지금보다 1살 더 어릴 때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건데요. 오늘 대통령실 앞에서는 조기입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함께한 만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 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만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 권정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권정윤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교수님도 오늘 대통령실 앞에서 초등학교 만5세 입학 반대 목소리 내셨죠?


☏ 권정윤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어떤 분들이 현장에 함께하셨습니까?


☏ 권정윤 > 오늘은 현장에 유아교육과 보육관련 단체들하고요. 학부모님들, 그리고 이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학부모님들과 학생들 여러분들이 많이 모여서 오늘 아주 매우 뜨거운 날씨였는데 경찰추산 700명 이상이 모여서 집회를 했습니다.


☏ 진행자 > 우선 이렇게 초등학교 입학연령 낮추는 것 반대하시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시죠?


☏ 권정윤 > 사실 이 정책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이렇게 만6세에서 만5세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낮추는 거는 대통령 공약에도 없었고 인수위 논의에도 없었어요. 그리고 교육계 내부의 논의나 요구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들은 학부모와 교육계는 모두 황당하다, 이게 도대체 왜 이러느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정책 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많지만 시간관계상 세 가지만 우선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절차가 잘못된 정책안이라는 거죠. 장관의 보고가 논의의 시작이 아니라 결론이 되었고요. 대통령의 조속한 시행이라는 지시로 마침표를 찍어서 교육주체를 배제하는 식의 정책 강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는 헌법 제31조 4항이 정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로 봅니다. 또한 두 번째로는 만5세 유아의 발달특성을 무시하고 삶과 성장을 희생시키는 경제논리에 맞춘 무리한 학제개편안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세 번째는 만5세 조기초등취학이 학부모에게 고통경감이 아니라 가중화시키는 정책이고 이미 이 안은 학부모로부터 외면 받은 정책이라는 점에서 반대합니다.


☏ 진행자 > 많지만 세 가지 가장 중요한 이유만 꼽아주셨는데요. 사실 교수님 말씀처럼 보도를 접한 것도 지난 76년 동안 초등학교 취학연령 하향 논의가 간혹 있기는 있었지만 한 번도 실현이 안 됐을 정도로 이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공약에도 포함되지 않고 정책에도 포함되지 않고 논의도 토론도 없이 갑자기 나오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 혹시 짚어보셨습니까?


☏ 권정윤 > 그 이유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고 저희도 여러 가지로 다각도로 살펴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이 정책의 방향이 최근에 나온 저출산고령화위원회의 아동돌봄분과위원회에서 발간한 아동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방향 모색에서 제시된 정책방향과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서 K학년제 도입의 쟁점과 전망이라고 제시를 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학업성취의 격차를 줄이는데 K학년이라는, 즉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만5세 조기 초등취학에 대한 목적을 학업성취의 격차를 줄이는데 두고 있다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이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는 것들은 논리적인 근거가 매우 빈약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교수님 말씀은 교육적 차원에서의 검토가 아니라 미취학 연령 아동에 대한 돌봄정책 차원에서 이 얘기가 나왔고 갑자기 시행됐다 이 말씀이시죠?


☏ 권정윤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요. 사실 저희들 때도 그렇고 취학연령이하 연령 친구들도 있었고요. 본인이 원하면 부모님들이 원하면 조기입학이 실제로 가능한 거 아닙니까?


☏ 권정윤 > 지금 가능한 상태입니다. 그것은 1997년부터 만5세 유아의 초등학교 입학을 교육법하고 초중등교육법에서 허용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학부모가 원하시기만 하면 만5세 유아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통계치를 살펴보면 조기 입학 아동의 수는 2005년에 2972명이었다가요.


☏ 진행자 > 전국에요.


☏ 권정윤 > 네, 전국에요.


☏ 진행자 > 얼마 안 되네요.


☏ 권정윤 > 그러다가 2021년 작년의 경우는 537명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초등학교 취학유예 유아의 수가 2005년에 3만 1616명이다가 2021년에는 737명으로 오히려 취약유예의 수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만5세 조기취학은 이미 30년 전부터 실패한 정책으로 결론이 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재거론한다는 것이 새 정부에서 새로운 가치관을 창조해야 하는 교육부에서 왜 이런 정책을 냈는지 정말 의아합니다.


☏ 진행자 > 교수님 설명대로라면 부모님들이 원하시면 조기입학도 가능한데 그 수가 점점 줄어든 건 부모님들이 원치 않으신다는 말씀이고요. 그 다음에 앞서 두 번째 이유로 거론해 주신 것이 발달단계에 적합하지 않다라는 교육 전문가로서 말씀이시지 않습니까. 왜 조기 입학이 아이 연령대의 발달에 어울리지 않다고 보시죠?


☏ 권정윤 > 만5세는 요즘 매스컴이나 이런 데 보도됐을 때 예전보다 많이 똑똑하다, 학습 준비도가 더 높다, 이렇게 보도가 된 건 있지만 그것은 실질적으로 아이들의 실제 학교 준비도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유아기에는 작은 그 월령의 차이만으로 몇 개월 차이만으로 유아들의 사회정서, 인지행동 발달에서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이거든요. 그래서 아직 만5세 아이들을 담당하는 여러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저도 유치원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대집단 활동을 20분 이상을 하면 아이들이 주의집중이 흐트러집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더 이상 집중해서 활동을 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이기 때문에 유아들에게 하루 종일 경직된 자세로 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듣게 하는 초등교육을 조기취학 한다는 것은 오히려 학교부적응아들을 더 많이 양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피해는 유아와 학부모, 그리고 결국 우리 사회에 돌아오게 됩니다.


☏ 진행자 > 전문가로서 교수님께서 발달단계에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유아들과 부모님들께 피해로 돌아온다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교육부는 또 반대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 들으셨을 텐데 교육부에서 아이들의 발달단계 차이는 탄력적으로 조정방안 마련하겠다, 그 다음에 지금 조기교육 격차가 너무 크다. 만약에 부모님들께서 여유가 없으시면 어린아이들에 대한 조기교육 못하는데 공교육 체계 속으로 일찍 들어오게 하면 그 격차가 줄어든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권정윤 > 그 부분은 공교육을 왜 초등으로 데리고 가서 초등으로 편제하면서 만5세 아이들을 공교육화를 하려고 하는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수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 교육과정을 새로 마련하겠다, 이런 안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왜 수업시간을 무리하게까지 조정하면서 만5세를 초등에 편제하려고 하는 건지, 초등교육과정은 2024년에 시행을 목표로 이미 만들어져 가고 있고요. 그런데 이걸 다시 초등교육과 유아교육과 보육을 흔들어서 이 모든 것을 새로 조정하고 교육과정까지 다시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비용은 다 우리 세금으로 충당됩니다. 그래서 만5세에게 공교육화를 원한다면 유아학교 체제를 만들어서 공교육화를 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 진행자 > 그리고 앞서 교수님께서는 이 정책이 아마도 미취학 아동 돌봄확대 차원에서 나온 것 같다, 말씀 주셨는데 그러면 돌봄에는 도움이 되나요?


☏ 권정윤 > 글쎄요 돌봄에 정말 도움이 된다고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초등이 일찍 들어가게 되면 돌봄 공백이 생긴다는 거죠.


☏ 진행자 > 돌봄 공백이요.


☏ 권정윤 > 왜냐하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보통 유치원 같은 경우는 보통 3, 4시에 끝나고요. 종일반 같은 경우는 6시까지 운영이 되기 때문에 어머님들이 퇴근할 때까지 안전하게 아이들을 돌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는 오후 1시 정도면 수업이 끝나니까 맞벌이나 워킹맘 같은 경우는 일찍 가게 되면 결국에는 돌봄에 공백이 생겨서 그 빈 시간을 오히려 학원에 돌게 할 수 있겠다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사교육이 증가될 수 있다는 겁니다.


☏ 진행자 > 거기에 대해서 박순애 교육부총리는 만5세 초교입학이 이루어진다면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봄을 보장하겠다, 이렇게 대응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괜찮은 방안인가요?


☏ 권정윤 > 초등에서 현재 돌봄이 강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더 안전한 교육과 돌봄체계가 갖추어진 것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입니다.


☏ 진행자 > 그 연령대 아이들에게는.


☏ 권정윤 > 네, 그렇죠. 그래서 갑자기 만5세를 초등에 편제해 버리면 이 아이를 어떻게든 안전하게 가르치고 돌볼 수 있다는 겁니까. 초등에서. 그래서 이 말씀을 살짝 죄송한 말씀이기는 하지만 유아발달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유아교사들에 비해서는 부족한 초등교사들이 만5세를 맡고 돌보고 교육한다는 구상은 교육과 돌봄의 전문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권정윤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라디오 신문고>는 모든 분께 열려 있습니다. 혹시 이와 관련해서 반론 인터뷰를 요청하시거나 또 새로운 주제로 목소리를 전하고 싶으시면요.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홈페이지에 있는 <라디오 신문고> 게시판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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