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학력' '욕 플랫폼' 연이은 논란 발언에 朴-姜 협공(종합)
朴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려 해"
姜 "비난 숫자 줄세우기 민주주의 퇴행"
李측 "발언 일부만으로 취지 왜곡"
공방 지속에 姜, 李에 성찰, 朴에 자제 촉구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첫 TV토론을 하루 앞둔 1일 이재명 당 대표 후보는 `저학력` 발언에 이어 `욕 플랫폼` 발언을 두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인 박용진·강훈식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앞서 이 후보가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을 방문해 “당원들이 당에 의사를 표현할 통로가 없다. 그래서 의원들의 번호를 알아 내 문자를 보내는 것”이라며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해보고자 한다”는 발언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재명 의원이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문자 받은 의원` 등 해보자고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반대의견을 내놓는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그는 “의원들을 겁박하고, 악성팬덤으로 의원들을 향해 내부총질로 낙인찍는 당 대표가 나오면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의원들은 `당 대표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할 텐데 그 순간이 민주당의 근간이었던 정치적 자유주의, 다양성과 토론의 종언이 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강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가 당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비난, 항의 받는 의원들의 랭킹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비난과 항의 숫자를 줄 세우는 것은 민주주의 강화가 아닌 퇴행일 수밖에 없다”며 “자칫하면 이는 온라인 인민재판과 같이 흐를 우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조응천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와 관련해 “순한 맛 문자 폭탄이냐”며 “강성당원들 생각과 다른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군에 속하는 저로서는 영업사원 실적 막대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진정 이게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길이라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원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의사결정 직접 참여를 위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의원 욕할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은 발언에 일부만을 가지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 후보는 `폭력적 억압적 언행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오히려 해가 된다. 설득하고 팩트를 전달하고 존중해주고 협력을 구하고 인정하고 이런 노력이 꼭 필요하다`라며 욕설과 폭력적인 의사표현 방식에 자제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후보 간 공방이 거세지자 강 후보는 이 후보에는 `성찰`을 박 후보에겐 `자제`를 요청했다.
강 후보는 이날 늦은 오후 페이스북 글에 “논란이 된 이 후보의 발언은 전후 맥락이야 어쨌든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이 후보는 발언으로 인해 발생한 오해를 바로잡고 지적도 수용하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를 향해선 “`상대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린다`는 식의 태도 역시 책임 있는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당내 선거에서 1등 주자를 향해 그렇게 공격한다고 해서, 공격하는 쪽의 신뢰가 쌓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 후보께서 이 후보의 정치를 `남 탓 정치`로 규정하고, `이재명의 길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 역시 과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어르신들이 왜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을 표방했던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았는지 고민하고, 어르신들께도 지지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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