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사체 앞 인증샷 이벤트..'동물학대 논란' 이마트, 결국 사과

"정서 헤아리지 못했다"

이마트 용산점 수산물 코너에 전시됐던 죽은 상어. SNS 화면 갈무리

이마트 용산점 수산물 코너에 전시됐던 죽은 상어와 인증샷 방법을 알린 안내판. SNS 화면 갈무리

신세계 이마트가 피흘리는 상어 사체를 전시하고는 사진찍기 코너를 만들어 ‘동물학대’ 논란을 불렀다.

1일 유통업계와 누리꾼들에 따르면, 이마트 서울 용산점 지하 1층 수산물 매장에 지난달 30일부터 죽은 상어를 올려놓고 포토존을 설치했다. 눈을 뜬 채 피를 흘리는 상어가 얼음 위에 올려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체 옆에서 상어 모자를 쓰고 인증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여기에는 ‘이마트 용산점만의 특별한 이벤트(포토존)’이라는 안내판까지 내걸렸다. 상어에 대한 설명과 요리 용도 등도 적혀 있었다. 특히 귀여운 아기상어 캐릭터 모습과 상어 사체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마트 용산점 수산물 매장에 세워진 ‘포토존 이벤트’ 간판. SNS 화면 갈무리

누리꾼들은 피 흘리는 상어 사체를 전시하고, 아이들과 앞에서 사진을 찍게 하는 이벤트까지 한 것은 교육에도 좋지 않은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비판 글을 잇따라 올렸다. 한 누리꾼은 “말이 안 나오는 이상한 마케팅에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또 누리꾼들은 “모형일 줄 알았는데 충격” “죽은 생명체랑 인증샷은 너무 잔인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상어도 생선인데 문제 없다”는 옹호글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마트는 지난달 31일 전시를 취소하고 사과문을 매장에 내걸었다.

이마트는 사과문에서 “상어 전시로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수산 매장 내에서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색 어종인 상어를 전시하고 포토존을 운영했다”며 “매장 운영에 있어 고객 정서를 헤아리지 못하고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