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내려놓은 허삼영 전 감독 "팬과 선수들에게 죄송합니다"(종합)

하남직 2022. 8. 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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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영(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계약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고민 끝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허삼영 전 감독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팬들과 선수, 구단에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나는 팀을 떠나지만,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뛸 것이다. 팬들께서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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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경력 없이 '전력분석 전문가'로 2020년부터 삼성 지휘
지난해 6년 만에 팀을 PS로 이끌었지만, 올해는 참담한 성적
사령탑에서 물러난 허삼영 전 삼성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허삼영(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계약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고민 끝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허삼영 전 감독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팬들과 선수, 구단에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나는 팀을 떠나지만,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뛸 것이다. 팬들께서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파격적인 선택으로 1군 사령탑에 오른 허삼영 전 감독은 두 시즌 반이 조금 넘는 기간, 짜릿한 순간을 경험했고 참담한 시간도 견뎠다.

2020년 부임해 첫 시즌을 8위로 마친 허삼영 전 감독은 2021년 삼성을 정규시즌 2위에 올려놓으며 팀에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PS) 출전권을 선물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 구단 역사상 최다인 13연패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고, 결국 1일 자진 사퇴했다.

남은 50경기는 박진만 감독대행(전 퓨처스팀 감독)이 팀을 이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7월 31일 경기(대구 롯데 자이언츠전)가 끝난 뒤, 허삼영 감독이 면담을 요청하고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오늘 오전에 여러 보고 과정을 거쳐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허 감독은 "남은 선수들, 새롭게 중요한 역할을 맡은 지도자들에게 짐을 넘긴 것 같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허삼영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허삼영 전 감독은 '자수성가형 사령탑'이었다.

투수 출신인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 고졸 연고구단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해 5년간 현역으로 뛰었다. 1군 통산 성적은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으로 초라했다.

현역 시절 허 감독은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찍 마쳤다.

하지만 허 감독은 성실함을 인정받아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라이온즈에 입사했다. 1998년 이후에는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하며 KBO리그에서 손꼽는 전력분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9월 30일, 삼성은 코치 경험이 없는 허삼영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허삼영 전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20년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해 2020년 144경기에서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137개의 공격 라인업을 내밀었다.

첫 시즌에 시행착오를 겪은 허삼영 전 감독은 2021년에는 144경기에서 114개의 공격 라인업을 썼다. 10개 구단 중 라인업 변화가 가장 적었다.

허삼영(가운데)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에는 다시 허삼영 전 감독의 라인업 고민이 깊어졌다.

8월 1일까지 삼성은 88개의 라인업으로 롯데(90개) 다음으로 자주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고, 이후 구자욱, 김상수, 양창섭, 김지찬, 이재현, 데이비드 뷰캐넌, 백정현 등이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허삼영 전 감독은 "부상자 관리도, 결국 감독의 책임"이라고 자책했다.

여기에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면서도 부진에 빠진 선수를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넣는 '경직된 선수 기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현재 삼성은 38승 2무 54패, 승률 0.413으로 9위에 처졌다.

허삼영 전 감독은 개인 통산 178승 16무 188패, 승률 0.486의 성적을 남기고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1991년 투수로 시작해 30년 넘게 이어간 삼성과의 인연도 이렇게 끝났다.

허삼영 전 감독은 "삼성에 32년째 몸담았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좋은 기억이 더 많다"며 "나를 비판했던 분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그리고 죄송하다"고 미안함과 아쉬움을 가득 담은 작별 인사를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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