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데뷔' 이재명 "美없으면 北에 밀리나? 충분히 감당할만"

고동욱 2022. 8. 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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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반환아닌 전환?, 군사주권 회복아냐"..국방장관 "북핵까지 고려하면 심각"
평화·안보 강조하며 '대안 지도자' 부각..민생·통합 행보 '어대명 굳히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8.1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고상민 한주홍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1일 국회 상임위 데뷔전을 치렀다.

당권 레이스가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이 후보는 정치적인 이슈보다는 평화와 안보를 중심에 둔 질의를 하며 '대안 야당의 지도자'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국방위 출석해 '평화·안보' 강조…차분한 목소리로 안정감 강조

이 후보는 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했다. 지난 6·1 보궐선거에서 초선 배지를 단 그의 상임위 데뷔전이었다.

이 후보는 상견례 성격의 인사말에서 "국가공동체를 지키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 국방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외교와 국방, 안보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 당 대표가 돼서도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협치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진 질의에서도 이 후보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며 "불필요하게 자극적 언행으로 괜히 위기를 조장하고 적대감을 강화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공감하는 부분은 있지만 때에 따라 억지를 위해 우리의 의지, 결기를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답하자, 그는 "불필요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능한 한반도가 평화체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북한의 핵탄두 경량화가 실전 배치할 만한 상태인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등도 질의했다.

이 장관이 "상당한 기술을 갖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자 "아쉽다. '확보했을 것이다, 못했을 것이다'의 판단을 해야 우리도 대응하지 않겠느냐"고 주문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선제타격 가능성에 '전멸'을 언급하며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평화체제 유지와 강한 국방력·정밀한 정보력을 동시에 강조함으로써 윤 정부와 차별화된 안보 철학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를 제기할 때도 큰 제스처 없이 줄곧 차분한 목소리로 질의를 하는 등 대야 공격수의 이미지보다는 안정감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정책방향이 바뀌어 무기체계의 자체 개발과 수출보다는 수입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사 나누는 이헌승 국방위원장과 이재명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2.8.1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미군 없으면 북한에 밀리나…전작권 전환, 완전한 군사주권 회복 아냐" 이종섭과 설전도

이 후보는 그러나 주한미군 등과 관련한 이슈를 두고는 이 장관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이 장관을 향해 "여전히 미군이 없으면 북한 전력에 밀린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이 "북한 핵까지 고려하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답하자 "핵에 부합하게 재래식 장비를 늘려야 한다는 말이냐. 미래전은 장비와 예산이 중요하지, 2차대전에 썼던 고물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실질 전투력을 비교해야 하는데 지금도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 장관도 "북한 핵이 있기 때문에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 후보는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서도 "원래는 환수, 반환이라는 용어를 쓰다가 어느 순간 전환으로 바뀌었다"며 "그 최종 결과도 한국 군의 사령관이 있지만 부사령관은 주한 미군 사령관이 한다고 섞어놨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이 "완전히 미군이 가지고 있다가 우리가 완전히 가져오면 환수라는 표현이 맞을 수 있지만, 연합사 체제에서 연합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행사하던 것을 한국 대장이 가져오는 것이라 같은 체제"라고 설명하자, 이 후보는 "완전한 군사주권 회복은 아닌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이 후보는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서 정치적 오해를 발생시키는 미묘한 신경전 좀 안했으면 좋겠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경시하거나 국가 간 군사협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군사협력이나 동맹이 반드시 군사주권을 일부양도위임하는 걸 포함하지 않는다. 자주 독립국가로서의 위상, 우리의 군사력 수준, 국방비 액수를 비교하면 전작권을 전환 수준이 아니라 원래 취지대로 반환하는 것이 맞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다시 "군사주권이 위임돼 있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핵 위협이 고도화된 것을 고려해 병렬형이 아닌 단일지휘체제로 변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서 기자간담회 하는 박용진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31일 대구시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7.31 mtkht@yna.co.kr

李, 전당대회까지 정책 어젠다 집중…박·강 견제구엔 '로우키' 행보

이 후보는 당 대표 선거가 치러지는 8·28 전당대회까지 이처럼 민생을 포함한 정책 어젠다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여당의 실정(失政)에 맞서 민주당을 '유능한 대안 야당'으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전대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을 일찌감치 봉합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쟁 주자인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잇단 견제구에 대응을 자제하며 로우키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에 맞서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단일화 카드를 매만지면서도 구체적 시기 등을 둘러싼 신경전에 돌입한 상태다.

컷오프 결과가 나오자마자 강 후보에게 단일화 시한(8월 3일)을 내걸었던 박 후보는 연일 압박전을 지속하고 있다.

박 후보 캠프에서는 인지도에서 월등히 앞선 만큼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면 강 후보도 끝내 양보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답답한 쪽은 강 후보다. 이번 주말 1차 경선지인 강원, 대구·경북 성적표가 나오면 그쪽도 현실을 인정할 것"이라며 "일단은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볼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강 후보는 컷오프 직후 단일화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일단은 '비전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사로 따지면 제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윤전기도 안 돌린 상태"라며 "제 비전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를 닫아둔 것은 아니다. 열어 놓고 검토하고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강훈식, 대구 찾아 기자간담회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강훈식 의원이 1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2022.8.1 psjpsj@yna.co.kr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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