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 적재 선박, 러 침공 이후 첫 출항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선박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출항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개전 이후 봉쇄하고 있던 흑해항로를 국제사회와의 합의에 따라 5개월여 만에 다시 열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항구가 다시 열리면서 세계 식량 위기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튀르키예 국방부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전 9시15분쯤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수출선박이 남부 오데사항을 떠났다. 이날 출항한 선박은 시에라리라온 국적의 화물선 ‘라조니(Razoni)’호로 2만6000t의 옥수수를 실었다.
라조니호는 2일 보스포루스 해협에 도착할 예정이다. 선박이 예정대로 도착하면 항로 안전을 보장하고 관련 절차를 총괄하기 위해 이스탄불의 공동조정센터(JCC)에서 온 관계자들이 선박을 수색한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합의된 곡물 운송 협정에 따른 절차와 해로를 준수하면서 다른 호송선도 뒤따라 출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는 흑해 항만에 16대의 배가 58t의 곡물을 싣고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출항은 지난달 22일 유엔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튀르키예가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해 항로 안전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이후 열흘 만이다.
세계 주요 곡물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항구가 열리면서 세계 각국의 식량 수급 사정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전 세계 약 5000만명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고,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저개발 국가에서는 식량 위기가 정국 불안으로까지 이어졌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번 합의 실행 이후 연말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곡물 최대 5000만t이 흑해를 통해 수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가 합의를 깨뜨릴 위험은 여전히 산적해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남부 지역 탈환에 속도를 내면서 러시아군의 남부 항만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 러시아가 합의를 돌연 파기할 수도 있다.
수출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고 당장 수출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항만 사정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수출량은 1750만t으로 튀르키예 정부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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