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지율 또 20%대' 尹, 남 아닌 자신에게서 돌파구 찾아야

2022. 8. 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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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휴가 계획을 세워놓았다가 사실상 취소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휴양소가 있는 거제 저도에서 잠시 쉬며 머리를 식힐 계획이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휴양지로 가지 못하는 대신 자택에서 "푹 쉴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작년 6월 정치를 시작한 이후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며 "취임 이후부터는 일정이 하루에 몇 개씩 될 정도로 바빠서 휴식을 못 한 상태로 사무실에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 이동 같은 것을 여러 번 검토했지만, 어떤 행사나 일과 비슷한 일은 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각에서 나오는 인적쇄신 구상이 나올 것이라는 등의 얘기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 정국 상황이 상황인 만큼 많은 구상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각계 전문가와 원로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작년 정치 입문 전 약 3개월 동안 각계 인사들을 찾아 자문을 구한 모습이 그려진다.

현 국정 상황은 그야말로 난마(亂麻)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보면 지난주에 이어 이날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 또 20%대로 떨어졌다. 30% 초반을 기록할 때 20%대로 하락하면 위기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가 국정수행을 평가하는 잣대일 순 없고 정확성과 객관성에서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복수의 업체에서 나타난 결과는 참고지표로 삼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렇게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국민의힘의 내홍도 국정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준석 대표의 징계 이후 사태를 조기 수습해야 했는데 못했다. 특히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은 이전의 거듭된 언행의 문제에 이어 대통령과의 사적 문자 대화를 노출하고 대통령이 마치 신임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런 모습에 윤 대통령이 불쾌했다는 전언에 권 대행은 대행직을 사퇴했지만,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직도 사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또다시 지도부 공백을 맞은 국민의힘은 여전히 비대위체제로 가느냐, 전당대회를 해야 하느냐로 중구난방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집권당의 이런 분란은 고스란히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당의 일은 당에 맡긴다고 하지만 윤 대통령도 국민의힘 분란에 책임을 면키 어렵다. 집권당이 대통령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것은 당정대 삼각편대로 국정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기본이고 현실이다. 그런데도 당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지 못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우유부단에서 나온 것이다. 말이 좋아 당의 자율이지 국민이 보기에는 오합지졸로 비친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소탈하고 대범하다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작은 일로 장점들을 깎아먹는 측면이 있다. 역대 대통령 누구도 못한 격의없는 도어스태핑(약식회견)을 하며 국민(언론)과 소통채널을 넓힌 것은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솔직하고 소탈한 성격 탓에 장관 후보자들의 문제를 묻는 질문에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는 등 국민이 듣기에 거북한 발언을 하곤 했다. 본인 생각에는 솔직한 말이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경솔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신평 변호사는 윤 대통령을 "강인한 리더십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선한 인품에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공감능력과 소통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 말에 수긍하는 국민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을 것이다. 지지율 하락과 국정의 난맥은 결국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에게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탈원전정책을 즉시 폐기하고 안보 기조를 허물었던 한미동맹 훼손을 복원했으며 왜곡됐던 시장경제를 바로잡으려 노력해왔다. 국정의 대강(大綱)에서는 옳고 가야 할 방향이다. 그러나 작은 말실수와 여당의 혼란, 부인과 관련한 일부 문제에서 점수를 잃었다. 정국 돌파구는 결국 남 아닌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휴가를 그 계기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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