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전환 절차 '속전속결'(종합)

조소영 기자,박기범 기자,노선웅 기자 2022. 8. 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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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직무대행 사퇴 하루만에..선수별 간담회·의총 직행
비대위 전환 일부 중진 이견..李측 김용태 "체제 전환 반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박기범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은 1일 선수별 간담회, 의원총회로 하루종일 분주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내부총질 문자메시지' 사태로 당 체제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면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부대표단과의 만남 △최고위원들과의 간담회 △초선의원단 운영위원들과의 간담회 △재선의원들과의 간담회 △3선 의원들과의 간담회 △의원총회를 거친 끝에 당 체제를 대행 체제에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7시28분쯤 굳은 얼굴로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로 출근했다. 그는 '비대위와 관련해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나' 등 기자들의 물음에 '무거운 침묵'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후 권 원내대표는 원내부대표단과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이날의 일정을 정리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권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대표실에서 오전 10시30분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 11시 초선의원 운영위원단과의 간담회를 거쳐 오후 1시30분 재선의원 간담회, 2시30분 3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3시에는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알렸다. 양 원내대변인은 이러한 '릴레이 간담회'에 대해 "당이 비상상황임을 인식하고, 비대위로 전환하는 일에 있어 신속하게, 당헌·당규에 맞춰 잘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같은 일정에 맞춰 종일 '릴레이 간담회'에 주력했다. 다만 첫 번째 간담회부터 삐끗했다.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가 사실상 불발된 것이다.

간담회 대상자는 권 원내대표를 포함해 조수진·배현진·정미경·김용태·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이었으나 성 의장만 10시38분께 참석했다. 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애초 불참의 뜻을 전했다 한다.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원들과의 간담회에 대해 "일단 미뤘고 오늘은 없다"고 밝혔다.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초선의원 운영위원단과의 간담회는 최연숙·서범수·이주환·노용호·이인선·전주혜 의원까지 6명이 대상이었다. 이 중에서 4명(서범수·이주환·노용호·전주혜)이 참석했고 10시58분께부터 11시36분까지 간담회가 진행됐다.

전주혜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뒤 언론과 만나 "우리는 지도부의 의견과 결정에 적극 공감하는 입장이고 특별히 이견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권 원내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 목소리 또한 "적절한 방향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오후 1시30분으로 예정됐던 재선의원 간담회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재선의원 21명 중 참석의사를 밝힌 11명 중 8명(송언석·이양수·정점식·성일종·이만희·정운천·김정재·류성걸)이 자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뒤이어 권 원내대표는 2시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 일정을 소화한 후 2시30분에 3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총 17명의 3선 의원들 중 6명(김도읍·유의동·조해진·하태경·박대출·박덕흠) 정도가 참석했고 3선 이상으로는 김기현(4선) 의원을 비롯해 정진석·주호영·김영선(이상 5선) 의원이 자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혼란 상황 수습을 위한 초선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원내대표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중진 간담회에서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읍 의원은 기자들에게 "나는 (당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며 비대위는 현 당대표(이준석)를 아예 물러나게 하는 것인데, 이 대표가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후 비대위로 가야만 하는 사정 변경이 있느냐고 물었다 한다. 그는 중진 모임에서는 '비대위 체제가 능사가 아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도 했다.

다만 뒤이어 열린 의총에서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다수가 비대위 전환에 목소리를 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의총 전 릴레이 간담회를 했다. 현재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다수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의원 여러분의 총의와 용단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의총에는 국민의힘 의원 113명 중 89명이 참석했고 김웅 의원이 비대위 체제에 이견을 보였으나 대다수 의원들은 당의 비상상황에 인식을 같이 했다 한다. 양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총의를 모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무도 한마디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절차를 밟아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당내 '충돌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비대위가 임시 지도부인 만큼 향후 조속한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고 이는 이준석 당대표의 복귀를 어렵게 만들어 사실상 '이준석 지우기'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의총에서 비대위 체제로의 결론이 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총 결과와 상관 없이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비대위 출범을 공식화한 만큼 당은 다음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절차는 최고위원회 소집과 상임 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의결 순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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