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가을야구 이끌었던 허삼영 감독, 1년만에 지휘봉 내려놓는 처지로[스경X이슈]

김하진 기자 2022. 8. 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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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영 전 삼성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성적 부진에 시달린 허삼영 삼성 감독(50)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삼성은 1일 “허삼영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진만 퓨처스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

구단에 따르면 허 전 감독은 지난 7월31일 롯데전(5-5 무승부)을 마친 후 자진 사퇴의 뜻을 구단에 전했다. 삼성은 1일 허 감독의 뜻을 수용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사유는 성적 부진이다. 삼성은 1일 현재 94경기에서 38승2무54패 승률 0.413으로 9위에 머물러있다.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르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까지 1위를 다툴 정도로 최고의 전력을 자랑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6년 만의 가을야구를 치렀다.

삼성은 지난 겨울 전력의 누수를 최소화하며 올시즌 더 높은 자리를 꿈꿨다. 지난해 16승(5패)를 기록하며 삼성 외국인 역대 처음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했다.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와도 함께하기로 했다. 새 외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도 영입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잔류에도 성공했다. 박해민(LG)은 놓쳤지만 강민호, 백정현 등이 삼성에 남았다.

하지만 시즌 시작부터 꼬였다. 삼성은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주요 선수들이 대거 빠진 채로 시즌을 맞이했다.

이들이 제 자리를 되찾은 뒤에도 부상 악몽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야수진에서는 김상수, 김지찬에 이어 중심 타자인 구자욱이 6월 중순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투수진에서는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양창섭이 부상으로 낙오됐다.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부진도 있었다. 지난해 14승 5패 평균자책 2.63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좌완 백정현이 올시즌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백정현은 15경기에서 승리없이 11패만을 떠안고 있다.

마무리 오승환의 부진도 뼈아프다. 지난해 44세이브를 올리며 최고령 구원왕을 차지했던 오승환은 전반기 막판부터 흔들리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단 하나의 세이브도 기록하지 못했다. 마무리가 흔들리자 불펜진 전체에 영향을 줬고 구원진 평균자책은 4.89로 10개 구단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6월30일 대구 KT전부터 지난달 23일 키움전까지 구단 역대 최다인 13연패의 불명예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달 24일 가까스로 연패에서 탈출하며 후반기 반등을 예고하는 듯했으나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도 1승1무1패로 고전했고 최근 롯데와의 3연전에서도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9위로 미끄러졌다.

잇따른 줄부상으로 인한 불운만이라고 하기에는 허 감독의 책임도 적지 않다. 팀이 하락세를 타고 있을 때에도 특정 선수의 기용이 이어지며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로 나가는 선수들에 대한 피로도가 쌓일 수 밖에 없었고 새로운 선수들의 발굴이 어려운 악순환이 이어졌다. 삼성 팬들은 이같은 기용에 삼성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결국 허 감독은 책임을 졌다. 허 감독은 구단을 통해 “최선을 다했는데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짤막하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2019년 9월 삼성의 15대 감독으로 취임한 허 전 감독은 당시 3년 계약했지만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지휘봉은 박진만 퓨처스 감독이 잡는다. 삼성은 “2일 잠실 두산전부터 박진만 감독 대행체제로 남은 시즌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2017년부터 삼성 수비, 작전코치로 활약했다. 올 시즌부터 퓨처스팀 감독으로 취임해 2군 선수단을 조련했다. 최태원 1군 수석코치가 퓨처스감독 대행으로 자리를 옮겨 박 감독대행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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