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세대공존형 주택

심윤희 2022. 8. 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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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와 젊은 세대가 이웃해 거주하는 '세대공존형 주택'의 원조는 일본이다. '노인의 나라' 일본에서는 고령자 주택과 일반 아파트를 함께 지어 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는 세대 공존형 주거단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세대 간 상호작용이 고령층의 고독사, 사회적 고립 문제 등을 해결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쿄의 세대 공존형 타운 '시바우라 아일랜드'는 단지 내 중앙에 시니어 주택과 간호가 필요한 노인 주택을, 주변에 자녀 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혼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단지로 꼽힌다. 일본 도시재생기구(UR)가 지바현 가시와시에 조성한 '도요시키다이' 단지도 고령자 주택과 젊은 세대용 주택으로 다양화해 이들이 자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싱가포르의 실버타운인 '캄풍 애드미럴티'도 비슷한 개념이다. 공공주택 10여 개 단지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104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노인들과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세대 간 유대를 장려하기 위해 노인 의료시설과 보육시설을 공동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 덕에 근처에 사는 젊은 부부가 자신의 부모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는 게 일상적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헬스장, 쇼핑몰, 푸드코트 등을 단지 내에 구성해 다양한 세대가 오가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싱가포르 '캄풍'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초로 세대 공존형 주거단지 실험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 어르신 공공주택과 자녀 공공주택 각각 100~200가구로 구성된 1호 '골드빌리지'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고령자끼리만 거주하는 기존의 실버타운과 달리 부모, 자녀, 손자 3대가 인근에 '따로 또 같이' 거주하면서 교류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흥미로운 주거 실험이다. 초고령사회를 코앞에 둔 '늙어가는 한국'에서 세대 통합을 위한 이 같은 실험은 더 많아져야 한다. 과연 부모 돌봄과 자녀 양육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묘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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