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에너지값에 속수무책..올해 무역적자 사상최악

백상경,박동환 2022. 8. 1. 18: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월 무역적자 150억달러
통계 집계이후 66년만에 최대
겨울철 원유 수요 계속 늘어
무역적자 단기해소 어려울듯
美·아세안·EU 수출 증가 눈길
車·2차전지는 수출액 신기록

◆ 무역적자 덫에 걸린 한국 ◆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 경제가 7월까지 4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7월까지 넉 달 연속 무역 적자가 이어진 가운데 올해 누적 무역 적자가 150억달러를 넘기면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무역 적자는 150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에만 46억7000만달러 적자가 나면서 누적 적자 폭을 키웠다.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1월 월간 기준 최대 적자인 49억달러 적자로 출발한 이후 2월과 3월엔 각각 9억달러, 2억1000만달러로 '반짝 흑자'를 냈다. 하지만 4월(-25억1000만달러) 들어 실적이 마이너스로 전환해 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 부문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한국 수출의 효자 노릇을 했던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겨울을 앞두고 원유 등 에너지 비축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반면,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자재 수입 부담이 좀처럼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칠 경우 우리나라 무역 적자는 연말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액은 에너지 수입이 급증한 영향으로 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작년 동월(97억1000만달러) 대비 87억9000만달러 많은 185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2008년(-132억7000만달러) 이후 연간 최대 무역 적자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화 가치가 약세인 고환율 상황에서도 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앞으로 동절기 원유 수요가 늘면서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작고,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봉쇄가 반복되면서 대중 수출 역시 약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며 "무역수지 적자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7월 교역 실적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아세안, 유럽연합(EU) 수출이 증가하고 무역수지가 개선돼 눈길을 끈다.

대미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6% 늘어난 100억달러로 집계돼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자동차·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일반기계·석유화학 등 품목이 선전하면서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미 무역수지도 전년 동월 대비 39.1% 증가한 33억1000만달러였다. 아세안 수출은 20.9% 늘어난 116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9개월 연속 100억달러 수출에 성공했다. 우선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큰 폭(45.3%)으로 뛴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석유제품·디스플레이·철강 등 주요 품목이 좋은 실적을 냈다. 대아세안 무역수지는 20.5% 증가한 45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EU 수출액은 반도체·차부품·철강 등의 수출이 늘면서 14.6% 증가한 61억달러였다. 지난해 7월 9억6000만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도 5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대중국 수출은 2분기 경기 둔화세가 본격화하면서 2.5% 감소한 13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컴퓨터 등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무역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 비중도 크게 바뀌었다. 2018년 이후 중국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아세안·미국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2018년 26.8%였던 중국 비중은 올 상반기 23.2%까지 감소한 반면 아세안 비중은 16.6%에서 18.5%, 미국 비중은 12.05%에서 15.7%로 각각 늘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자동차·2차전지 등이 월간 실적 기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고유가 상황 속에서 공장 가동률 상향, 하절기 수송용 연료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86.5% 급증한 6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컴퓨터 수출액은 전자제품 수요가 줄면서 27.3% 감소한 1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1.7% 줄어든 46억7000만달러, 디스플레이 수출은 2.7% 줄어든 17억7000만달러였다.

[백상경 기자 / 박동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