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속 韓경제 25년만에 쌍둥이 적자 위기

이희조 2022. 8. 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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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적자 덫에 걸린 한국 ◆

무역 적자가 넉 달째 이어지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가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쌍둥이 적자는 재정 적자에 경상수지 적자까지 겹치는 것으로, 한국이 마지막으로 쌍둥이 적자에 처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였다.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5월 48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관리재정수지를 보면 적자는 71조2000억원에 이른다. 또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 증가에도 수입이 더 크게 늘면서 발생하고 있다. 수입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내 물가의 추가적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심리를 떨어뜨려 추가적인 경제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수출 급감의 여파를 완화시켜 준 것은 소비였다. 2분기 소비는 3.0% 증가하며 작년 3분기 이후 최고 회복률을 기록했다. 1분기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은 2분기에 3.1% 급감했다. 다만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소비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리 상승도 소비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리 상승의 내수 부문별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민간 소비는 최대 0.15%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 지표는 하락세를 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3~6월 내내 감소했다. 소비가 4개월 연속 줄어든 건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이었다. 달러당 원화값 하락이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원화 가치가 내려가면 수입물가가 오른다.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도 가중시킬 수 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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