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문스와치..다음 협업 대상은 롤렉스? [위클리기사단]

박민기 2022. 8. 1. 1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메가와 협업으로 연일 완판 행진
스와치그룹 "1000만개도 팔 수 있다"
인기 힘입어 다른 제품 판매도 급증
롤렉스 등 타사 명품과 협업 가능성도
스와치그룹이 지난 3월 26일 출시한 문스와치 [사진 출처 = 스와치 홈페이지]
[위클리기사단] 약 4개월 전,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스와치의 컬래버레이션 상품 '문스와치' 출시를 다루는 위클리기사단을 작성했습니다. 문스와치가 출시된 지 약 2주 후였습니다. MZ세대를 사로잡는 세련된 디자인에 각종 첨단 기능으로 실용성까지 겸비한 스마트워치의 대항마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시계 산업 본고장 스위스의 대표 고가 명품 시계 오메가의 인지도를 빌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젊은 소비층을 사로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협업이 오히려 그동안 상위권에 군림했던 오메가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따라왔습니다. 기우였습니다.

오메가의 탈을 쓴 스와치, 문스와치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6일 출시 이후 약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연일 매진되고 있습니다. 출시 첫날부터 두드러졌던 '오픈런(매장 문이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행위)' 열기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미국, 영국, 호주 등 각 나라에 위치한 스와치 매장에서는 문스와치 제품이 들어오기 무섭게 바로 팔려나간다고 합니다. 한정판이 아님에도 문스와치를 향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연일 '문스와치가 들어왔느냐'는 문의글이 쇄도합니다. 닉 하이에크 스와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문스와치가 모두의 관심을 끌면서 스와치그룹이 다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며 "1000만 개의 문스와치를 팔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스와치가 폭발적으로 팔려나가면서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에 의해 사양산업으로 밀려날 뻔했던 스위스 명품 시계산업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문스와치가 출시된 이후 스위스에서의 스와치 브랜드 시계 판매가 41% 급증했습니다. 이는 문스와치의 판매량을 제외한 집계치입니다. 문스와치 수가 더해졌다면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스와치가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이 문스와치를 제외한 다른 스와치 시계 제품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겁니다.

문스와치로 인한 파급효과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문스와치의 모태격 제품인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문워치)의 판매량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문스와치가 출시된 이후 문워치 판매량은 약 50% 급증했습니다. 모건스탠리와 럭스컨설트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오메가 브랜드가 현재 스와치그룹 매출의 3분의 1 이상,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올리버 뮬러 럭스컨설트 대표는 "스와치는 정통 시계를 추구하는 스위스에서 트렌디한 디자인과 파괴적 마케팅 효과를 지닌 시계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음을 직접 증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대유행도 스위스 명품 시계 판매 급증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확산 예방을 위한 전면봉쇄 조치로 해외여행 기회가 줄면서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의 시선이 명품시계 시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롤렉스, 파텍필립, 오메가 등 고가 명품시계를 다루는 게시물이 늘었고 시계 가격은 중고 시장에서 2배 이상 뛰었습니다. 이처럼 인기가 폭증하면서 현재 롤렉스 등 모델을 매장에서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습니다.

오메가와의 협업으로 '합리적 가격'을 갖춘 명품시계 이미지로 탈바꿈한 문스와치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자사의 또 다른 브랜드인 블랑팡 등 명품시계와의 합작품 제작도 추진 중입니다. 스와치그룹은 이를 넘어 외부의 다른 고가 명품시계 브랜드와의 협업 방안도 고심 중입니다. 파텍필립, 오데마 피게, 롤렉스 등이 거론됩니다. 높은 가격으로 접근성이 떨어졌던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스와치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것이 그룹 입장입니다. 침체됐던 시계 산업에 오랜만의 활력을 불어넣은 스와치가 다음에는 어떤 돌풍을 몰고 올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민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