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로 휴가 가는 사람들..치킨 먹으려면 '일단시켜'

우성덕,지홍구,최승균,이상헌,진창일 2022. 8. 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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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인 위한 착한소비에
수수료는 민간앱보다 저렴
대구시 공공배달앱 대구로
시민 5명중 1명 내려받아
휴가철 맞아 주문건수 급증
앱 불안정·운영사 폐업으로
진주·여수선 시장안착 실패
대구에 사는 주부 김 모씨(43)는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대구시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대구로'를 애용한다. 가장 큰 이유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소비'라는 인식 때문이다. 대구로는 카드 중개수수료와 카드 결제수수료가 각각 2%, 2.2%에 불과해 대형 민간 배달앱의 중개수수료(6.8~12.5%)와 카드 결제수수료(3.0~3.3%)에 비해 크게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 혜택 또한 민간기업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 대구로는 신규 회원 가입 시 5000원, 재주문 시 2000원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고 지역화폐 추가 할인 5% 등 지속적인 할인 행사를 제공하면서 이용객을 늘리고 있다. 김씨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대형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로를 이용하면 지역을 돕는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고 만족해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 중인 '공공배달앱'이 출시 1년 남짓 만에 민간기업이 장악하던 배달앱에 맞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정 수억 원을 투입해 민간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협업해 개발에 나선 이후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얻어낸 성과다. 특히 올해 들어 여름휴가철을 맞아 주문 건수까지 급증하고 있고 식당 예약 등 각종 서비스 확대로 사업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구로'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출시된 대구로 앱 내려받기는 지난달 기준 54만2672건으로 가입 회원 수만 26만396명에 달한다. 대구시 인구가 238만명인 걸 감안하면 시민 5명 중 1명 이상은 '대구로'를 내려받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대구로 가맹점은 1만1889개, 누적 주문 금액도 575억원에 달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여름휴가철을 맞아 주문 건수가 늘면서 일일 평균 주문 건수가 지난해 5000건에서 올해는 8000건으로 크게 늘었다"며 "이달부터는 지역 유명 맛집 등을 대상으로 식당 예약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도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거래액이 18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달특급은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회원 76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배달특급을 이용한 거래가 매달 100억~110억원 정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지역화폐가 연동돼 있는 데다 올해 들어 지자체 유명 관광지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을 찾아 시민 접점을 늘리고 신규 회원 가입을 유도한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경계를 넘어 서울 성동구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광주광역시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도 출시 후 1년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출시한 위메프오 누적 거래액은 지난 1월 52억9000만원에서 올해 7월에는 약 2배 이상 성장한 122억원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도 같은 기간 6600여 곳에서 7440곳으로 늘었다. 2020년 말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강원도 공공배달앱 '일단시켜'도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주문액이 77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주문액은 43억9000만원으로 지난 한 해 전체 주문액(33억1800만원)을 벌써부터 크게 웃돌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공공배달앱이 모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공배달앱 20여 개 가운데 상당수는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 진주시는 공공배달앱인 '배달의 진주'와 '띵동'을 출시했지만 모두 성적이 신통하지 못하다. '띵동'은 출시 1년도 안 된 지난 3월 운영사가 폐업하면서 앱 서비스가 종료됐고 '배달의 진주'도 현재 운영은 되고 있지만 앱 불안정 등으로 이용률이 저조하다. 배달의 진주는 지난해 말까지 하루 전체 주문이 100건 미만에 불과하다. 전남 여수시 공공배달앱 '씽씽여수' 역시 운영사가 사업을 포기해 새로운 공공배달앱을 출시한 상태다.

양지원 강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민간 배달앱과 같이 공짜 미끼 전략, 프리미엄 전략 등을 교차로 활용해 충분히 입점업체와 소비자 네트워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배달 플랫폼 협동조합 설립 등을 통해 민간 앱과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성덕 기자 / 지홍구 기자 / 최승균 기자 / 이상헌 기자 /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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