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6% 이상 물가, 경기보다 더 중점..빅스텝 배제할 수 없어"(종합2보)

김성은 기자,김유승 기자,한재준 기자 2022. 8. 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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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플레 고착되면 '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 불가피"
"스태그플레이션 현 상황에선 확답 일러..10월쯤 판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김유승 한재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물가상승세가 예상 경로에 부합할 경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인상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물가상승률이 6% 이상으로 치솟은 상황에서는 경기보다는 물가에 더욱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지난 7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추가로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돼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화할 경우 "더욱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크게 오를 경우 0.25%p씩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날 이 총재는 '물가상승이 계속 이어질 경우 추가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의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상했던 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면 정책의 폭과 크기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 흐름과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관련해선 "7월달에 생각하는 물가상승의 경로는 해외 요인의 큰 변동이 없다면 6%를 좀 넘어서 2~3개월 지속된 후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 예상대로라면 다시 50bp(1bp=0.01%p)를 올리지 않고 25bp씩 조금씩 올려서 물가상승세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추가적인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은 제반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이 총재는 물가와 경기 중에서 어느 쪽에 비중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인지를 묻는 의원 질의에 "현재 물가 수준이 6%이고 당분간 6% 이상의 물가 수준이 계속된다면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결정할 최대 변수로는 국제유가를 지목했다.

이 총재는 "저희가 예상하는 기조대로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마 유가 수준이 될 것 같다"며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다면 저희의 예상한 것 이상으로 물가가 오르고, 그렇다면 정책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1~2개월 사이에 국제유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저희 예상대로 가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고 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박대출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그는 또한 "물가 상황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로 높아졌으며 근원 및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크게 상승했다"며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어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경제 전반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물가를 금리만으로는 잡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금리를 그대로 두고 잡기도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라며 "기재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는 폭으로 가고 있는 것은 국제적으로 볼 때는 굉장히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일관성을 갖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저희는 재정정책과의 정책 공조가 이뤄지면, 국제유가만 안정되면 물가를 저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물론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정부와 함께 이들에 대한 선별적 지원 방안을 계속 강구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코로나19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를 0.25%로 유지하는 한편, 주택금융공사 출자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도 내놨다.

그는 "최근 데이터를 보면 두 가지 다른 시그널이 오고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을 0.3% 정도로 전망했는데 소비가 훨씬 더 늘어나서 2분기 경제성장률이 0.7%로 나왔다"며 "앞으로 어떻게될지는 봐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2%보다 낮을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런 의미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확답하기는 지금 상황에서는 이른 게 아닌가 싶다"며 "10월쯤 해외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 총재는 또한 유사시 국내 달러를 공급하기 위한 거래한도 600억달러(약 79조원)의 '피마 레포 제도'(FIMA Repo Facility)를 확대할 만큼의 위기 상황인지를 묻는 질의에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피마 레포 제도'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를 환매 조건부로 매입하는 제도다.

그는 "위기가 도래하면 피마 레포 제도가 도움이 되겠으나 피마 제도로 쓸 수 있는 것은 아주 초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피마 제도는 (우리나라가 가진) 미 국채를 담보로 유동성을 초단기로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금 상황은 피마 제도가 도움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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