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향후 금리 0.25%P씩 인상이 적절"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낮아
◆ 불안한 세계경제 ◆
1일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현재로서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25bp(1bp=0.01%)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제반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빅스텝(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가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벗어나게 될 경우"라고 전제를 달긴 했지만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 총재는 "물가가 예상했던 기조에서 벗어나면, 금리 인상의 폭과 크기를 그때 가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말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성장보다 물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 총재도 "현재 물가 상승률이 6%이고 물가 오름세를 잡지 못하면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떨어지며, 이후 잡으려고 하면 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금리를 통해서라도 물가 상승세를 꺾는 게 거시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물론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사실 물가가 7~8%가 되면 (오름세가)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진다"며 "물가 상승률이 2~3% 수준일 때는 국민들이 물가 상승을 못 느끼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가속화한다"고 답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에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하면서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 중이다.
이날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에서 물가의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이 동시에 증대됐으나 현시점에서는 물가 리스크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져 2차 효과가 증폭되고 고물가가 고착될 경우 경제 전반에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말 0.7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25~2.5%로 끌어올리면서 미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2.25%)를 넘어선 상황이다. 한미 정책금리가 뒤바뀌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원화값이 추가로 하락하고 이는 또 추가적인 외화 자금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증권자금은 금리 차 외에도 국내외 경제 여건 등 복합적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과거 세 차례의 금리 역전기에는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이 대체로 순유입됐다"고 밝혔다.
[박동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기후변화·AI 전문가 대거 참석…공동번영 위해 머리 맞댄다
- 새출발기금 벌써 `삐걱`…지자체와 갈등 조짐
- 폭염·원전 정비 겹친 8월…전력 수급 비상
- "수천만원 더 대출해준다지만"…반백년 주담대 조건 까다롭네
- 올해 무역적자 66년만에 최악…연말까지 적자행진 이어지나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티르티르·스킨천사 품고 K뷰티 새 역사 쓴다 [CEO LOUNGE]
- 뉴진스 민지, 민희진vs하이브 갈등 속 완벽시구...“잠실벌 후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