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향후 금리 0.25%P씩 인상이 적절"

박동환 2022. 8. 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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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국내증권 투자자금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낮아

◆ 불안한 세계경제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6%대 물가상승률을 넘어 (상승이) 2~3개월간 지속된 후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예상한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일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현재로서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25bp(1bp=0.01%)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제반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빅스텝(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가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벗어나게 될 경우"라고 전제를 달긴 했지만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 총재는 "물가가 예상했던 기조에서 벗어나면, 금리 인상의 폭과 크기를 그때 가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말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성장보다 물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 총재도 "현재 물가 상승률이 6%이고 물가 오름세를 잡지 못하면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떨어지며, 이후 잡으려고 하면 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금리를 통해서라도 물가 상승세를 꺾는 게 거시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물론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사실 물가가 7~8%가 되면 (오름세가)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진다"며 "물가 상승률이 2~3% 수준일 때는 국민들이 물가 상승을 못 느끼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가속화한다"고 답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에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하면서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 중이다.

이날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에서 물가의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이 동시에 증대됐으나 현시점에서는 물가 리스크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져 2차 효과가 증폭되고 고물가가 고착될 경우 경제 전반에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말 0.7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25~2.5%로 끌어올리면서 미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2.25%)를 넘어선 상황이다. 한미 정책금리가 뒤바뀌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원화값이 추가로 하락하고 이는 또 추가적인 외화 자금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증권자금은 금리 차 외에도 국내외 경제 여건 등 복합적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과거 세 차례의 금리 역전기에는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이 대체로 순유입됐다"고 밝혔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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