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 러시아·우크라 정교회 영적 분열 가속화"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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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교회와 우크라이나 정교회 사이의 '영적 분열(spiritual rifts)'이 심화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대주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과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자들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며 내부 분열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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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정교회, 키릴 대주교 '푸틴 침공 정당화'에 관계 단절
크름반도 병합 후 분열 시작…자치권 부여에 내부 분열 본격화
"러 기관에 활동내역 보고"…우크라 정교회 교인 20% 숨기기도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교회와 우크라이나 정교회 사이의 '영적 분열(spiritual rifts)'이 심화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대주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과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자들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며 내부 분열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지난 2009년부터 러시아 정교회를 이끌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민족주의 사상의 주요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크름반도 강제 합병이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장악 등을 지지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교회 TV 채널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루스키 미르'(Russky Mir·러시아 세계) 보존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으로 포장해 왔다.
'루스키 미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키이우 루스 공국에 역사적 뿌리를 두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역사관을 뒷받침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 전인 지난 2월21일 연설에서 이런 역사관을 강조한 바 있다. 침략을 정당화 하는 논리를 러시아 정교회가 제공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문 '코너스톤' 설립자인 루슬란 쿠카르체크는 "러시아 정교회는 러시아 군이 점령하는 지역 내 모든 교회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등록하고 활동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교세를 분석하는 라줌코프센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정교회 교인 가운데 약 20% 가량은 스스로를 개신교 신자 또는 신앙이 없다고 응답했다.
세르지우스 호롭쇼프 우크라이나 정교회 주교는 "러시아 정교회 세계에는 탄압받지 않는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마리우폴 함락 전에 교회를 떠나 음악가로 변장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안드레이 시린 미국 버지니아주 침례교 신학대학교 교수는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점령한 이후 러시아 정교회와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분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린 교수는 "2019년 세계 동방 정교회 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가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자치권을 부여했고, 그것이 양측 간 내부 분열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로 볼 수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당시 바르톨로메오 주교가 미국의 영향권에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교회는 로마가톨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동방정교회(東方正敎會·Eastern Orhtodox Church)에 속해 있다. 1억1000만여 명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러시아의 침공 후 석달 만인 지난 5월 말 키릴 대주교의 러시아 침략 전쟁 옹호를 비판하며 러시아 정교회와의 관계 단절과 함께 독립을 선언했다.
시린 교수는 러시아의 침공은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재앙이 될 수 있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 많이 점령할수록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 정교회 영향력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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